2024년 미국 대선을 계기로 급성장한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이 정치·경제·스포츠를 넘어 인공지능(AI) 분야로까지 영향력을 넓히고 있다. 다만 사건 결과 판정 과정의 취약성과 시장 가격의 편향, 불명확한 법적 지위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목됐다.
해시드오픈리서치(HOR)는 16일 ‘블록체인 기반 예측시장의 등장과 당면 과제’ 보고서를 발간하고 관련 산업의 성장 배경과 잠재적 위험 요인을 짚었다.
보고서에 따르면 대표 예측시장인 폴리마켓과 칼시의 합산 월 거래량은 지난해 11월 기준 약 100억 달러(약 15조 1270억 원)를 기록했다.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폴리마켓이 주요 여론조사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가능성을 높게 반영하면서 존재감을 키운 이후 관련 시장은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예측시장 데이터는 검색 서비스와 금융 데이터 터미널, 소셜미디어 플랫폼 등에 활용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최근에는 AI 분야에서도 예측시장 활용 사례가 늘고 있다. 시카고대 시그마랩의 ‘프로핏 아레나’와 하버드대 연구진이 참여한 ‘프리딕션 아레나’ 등은 예측시장 메커니즘을 활용해 AI 모델의 예측 능력과 정보 판단 능력을 평가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보고서는 예측시장 가격을 객관적 사실로 해석하는 데는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HOR이 2월 7일까지 종료된 폴리마켓 시장 4만8664건을 분석한 결과 종료 7일 전 가격 기준 전체 평균 오차는 4.1%포인트(p)에 그쳤다. 반면 결과를 예측하기 어려운 40~60% 확률 구간에서는 평균 오차가 6.0%p까지 확대됐다. 거래량 1만 달러 미만의 소규모 시장에서는 이 같은 편향이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사건 결과 판정 구조도 취약 요인으로 꼽혔다. 보고서는 사건 정의의 모호성과 결과 판정 과정의 중앙화, 오라클 조작 가능성 등을 주요 위험 요소로 지목했다. 오라클은 현실 세계의 정보를 블록체인에 전달하는 시스템으로, 해당 정보가 왜곡되거나 조작될 경우 시장 결과의 신뢰성도 훼손될 수 있다.
규제 환경도 여전히 불확실하다. 미국에서는 예측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편입하려는 논의가 이어지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사실상 제도적 공백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형법상 도박죄와 자본시장법상 기초자산 규제, 게임산업진흥법에 따른 접속 차단 등이 중첩되면서 법적 성격조차 명확하게 정립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HOR 관계자는 "예측시장은 단순한 금융 상품이나 도박이 아니라 정보·금융·미디어 산업 전반과 연결되는 새로운 데이터 및 시장 인프라"라며 "예측시장이 진정한 정보 인프라로 기능할 수 있는지에 대한 사회적 검토와 제도적 실험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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