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내역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 프라이버시 코인인 지캐시(ZEC)가 신뢰 위기에 직면했다. 4년 동안 발견되지 않았던 치명적 취약점이 공개되면서 가격이 하루 만에 40% 넘게 폭락했다. 시장에서는 ZEC 공급량을 신뢰할 수 있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7일 글로벌 가상화폐 시황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54분 기준 ZEC는 전일 대비 5.28% 내린 370.76달러(약 57만 8200원)에 거래되고 있다. ZEC는 5일 536.41달러에서 272.41달러까지 떨어지며 약 49.2% 급락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했지만 이날 오전에도 370달러 선에 머물며 취약점 공개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지캐시는 프라이버시 코인의 대표 주자다. 프라이버시 코인은 송금 과정에서 송신자와 수신자 주소, 거래 금액 등을 암호화해 거래 내역을 외부에 노출하지 않는다. 모든 거래 정보가 공개되는 일반 블록체인과 달리 이용자가 개인정보 보호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지캐시는 비트코인 원본 코드를 기반으로 개발됐지만 거래 정보를 선택적으로 숨길 수 있는 프라이버시 기능을 추가한 것이 특징이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캐시 개발 비영리 단체 실디드랩스가 5일 공개한 오차드 프라이버시 풀 결함이다. 해당 취약점은 공격자가 탐지되지 않은 상태로 무제한 위조 ZEC를 발행할 수 있는 문제였다. 취약점은 2022년 5월부터 약 4년 동안 발견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문제는 보안 엔지니어 테일러 혼비가 인공지능(AI) 모델인 앤트로픽의 오퍼스 4.8(Opus 4.8)을 활용해 발견했다. 혼비는 지난달 29일 버그를 확인한 뒤 개발진에 보고했고 지캐시는 이달 1일 긴급 패치를 완료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대목은 과거 악용 여부를 검증할 수 없다는 점이다. 실디드랩스는 오차드의 프라이버시 구조상 누군가 해당 결함을 이용해 위조 ZEC를 발행했는지 암호학적으로 입증할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실제 악용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하면서도 확신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시장 불안은 주요 투자자 이탈로도 이어졌다. 비트멕스 공동 창업자인 아서 헤이즈는 “취약점이 실제 악용됐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지만 악용되지 않았다고 증명할 수도 없다”며 보유 중이던 ZEC를 전량 매도했다고 밝혔다.
한편 혼비 엔지니어는 향후 모네로(XMR) 등 다른 프라이버시 코인에 대해서도 보안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엑스(X)를 통해 “모네로를 감사 목록에 추가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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