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금융 계열사의 두나무 지분 투자가 가상화폐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개방에 대비한 선제적 포석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국에서 블랙록이 코인베이스를 주요 파트너로 활용해 비트코인 현물 ETF 시장을 공략한 것처럼 삼성 금융 계열사도 국내 1위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 운영사 두나무와 협력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이다.
29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시장에서는 이번 삼성 금융 계열사의 두나무 지분 취득을 가상화폐 ETF 제도화 가능성과 연결해 보고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가상화폐 현물 ETF가 허용되지 않았지만 정치권에서 디지털자산기본법과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현물 ETF 도입 논의가 이어지면서 시장 개방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가상화폐 ETF 시장이 국내에서 열리게 되면 핵심은 상품 출시 여부에 그치지 않는다. 기초자산인 가상화폐를 보관하고 실제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투자자 접점과 유동성 공급, 수탁 체계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 가상화폐 거래소와 증권사, 자산운용사 간 연계가 중요한 이유다.
특히 시장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의 향후 행보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함께 국내 ETF 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사업자다. 가상화폐 현물 ETF가 허용될 경우 기존 ETF 경쟁 구도가 가상화폐 시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미래에셋그룹이 올 2월 코빗 지분 약 92%를 확보하며 디지털자산 사업 확대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삼성 금융 계열사의 이번 두나무 지분 취득을 가상화폐 ETF 시대를 앞둔 인프라 확보 차원으로 보는 배경이다.
미국에서는 블랙록과 코인베이스 협업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코인베이스는 2022년 블랙록의 기관투자가용 투자관리 플랫폼 알라딘에 코인베이스 프라임을 연결했다. 블랙록 고객은 이를 통해 가상화폐 거래, 수탁, 프라임 브로커리지 등 서비스를 종합적으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블랙록이 2024년 출시한 비트코인 현물 ETF인 아이셰어즈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에서도 코인베이스는 핵심 인프라 사업자로 참여했다. 코인베이스 커스터디는 비트코인 수탁기관을 맡았고 코인베이스 프라임은 실행 대행기관 역할을 수행했다. 자산운용사가 상품을 설계하고 가상자산 사업자가 수탁·거래 기능을 담당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삼성 금융 계열사와 두나무의 협력 역시 이와 유사한 방향으로 발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향후 가상화폐 ETF가 허용될 경우 삼성자산운용과 삼성증권, 두나무 간 협업 가능성이 거론된다. 다만 아직 관련 제도가 마련되지 않은 만큼 실제 사업화 여부는 향후 정책 변화에 달려 있다는 평가다.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화폐 시장이 전통 금융과 결합하는 과정에서 거래소의 주주 구성도 창업자 중심 구조에서 금융회사 중심 구조로 변화하고 있다”며 “두나무 지분 거래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상에 있다”고 평가했다.
한편 삼성 계열사는 28일 카카오 계열사가 보유한 두나무 지분 4.0%를 총 6128억 원에 취득하기로 했다. 삼성증권이 2.0%, 삼성SDS와 삼성카드가 각각 1.0%를 확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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