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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강자’ 하나, 원화코인 선점…디지털자산 경쟁 뜨거워진다

■하나·두나무 ‘지분 동맹’…블록체인 기반 공동 생태계 맞손
하나 외환업무·자산관리 역량에
두나무 ‘기와체인’ 등 인프라 결합
원화코인 발행·유통 단계적 구축
해외 송금·기업 간 정산 선제 공략
한투·미래에셋도 거래소 투자 시동

함영주(오른쪽)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과 15일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계한 미래혁신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함영주(오른쪽) 하나금융그룹 회장이 김형년 두나무 부회장과 15일 금융과 디지털자산을 연계한 미래혁신모델 구축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제공=하나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과 두나무의 지분 동맹으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비롯한 은행권의 디지털자산 주도권 경쟁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은행과 가상화폐거래소의 관계가 블록체인 송금, 원화 코인 유통망, 디지털자산 자산관리(WM)를 아우르는 전략적 동맹으로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하나금융은 15일 하나은행을 통해 1조 원 규모의 두나무 지분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는 하나금융이 강점을 가진 외환 업무를 블록체인 인프라와 결합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앞서 하나금융과 두나무는 지난해 말부터 블록체인 기반 해외 송금 서비스 공동 개발을 추진해왔다. 올 2월에는 기존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방식의 외화 송금을 두나무의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으로 구현하는 기술 검증을 마쳤고 최근에는 포스코인터내셔널까지 참여하는 3자 협력으로 범위를 넓혔다.

핵심 승부처는 원화 코인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나은행의 외국환 업무 역량에 글로벌에서도 손꼽히는 업비트의 이용자 기반과 두나무 자체 블록체인인 기와체인이 결합하면 해외 송금과 무역 결제, 원화 코인, 토큰화 자산 결제까지 이어지는 사업 모델을 그릴 수 있다. 이날 업무협약을 통해 원화 코인의 발행·유통·사용·환류 생태계 조성을 협력 과제로 내건 것도 법제화 이후 시장 주도권을 선점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하나금융이 두나무와 손잡은 것도 원화 코인 사업의 특성과 맞닿아 있다. 원화 코인이 실제 결제·송금 수단으로 자리 잡으려면 발행과 준비 자산 관리, 유통망, 사용처가 함께 갖춰져야 한다. 은행은 준비 자산 관리와 자금 세탁 방지 역량을, 거래소는 이용자 기반과 블록체인 인프라를 갖고 있다. 하나금융과 두나무의 동맹이 단순 지분 투자를 넘어 원화 코인 생태계 선점으로 해석되는 배경이다.

하나금융은 이미 원화 코인 생태계 조성을 위한 물밑 작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하나금융은 올 초 BNK금융·iM금융·JB금융 등 지방 금융지주와 SC제일은행·OK저축은행 등과 함께 원화 코인 컨소시엄을 꾸린 상태다. 이 밖에도 복수의 기업들과 실질적인 코인 유통·사용을 위한 생태계 구축 작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나금융의 한 관계자는 “원화 코인의 발행부터 유통·사용·환류까지 이어지는 생태계를 단계적으로 구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동맹을 계기로 하나금융은 원화 코인 활용처로 해외 송금과 기업 간 정산 영역을 먼저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기와체인 기반 외화 송금 검증을 마친 데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실제 기업 자금 이동 환경에서 실증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나은행의 외환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두나무의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송금·정산 서비스를 구현해 국내 외국환 시장 내 선도사 지위를 공고히 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의 결합이 마무리되면 파장은 더 커질 수 있다. 네이버파이낸셜의 결제·플랫폼 역량까지 한 축으로 연결될 수 있어서다.

전통 금융과 디지털 자산이 연계된 새로운 종합 WM 서비스 출시도 예고하면서 펀드·연금·신탁 등 기존 금융 상품과 가상화폐 서비스를 통합한 새로운 형태의 금융 플랫폼이 등장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또 가상화폐 투자자를 펀드·연금·신탁 등 제도권 금융 상품으로 연결할 수 있어 하나금융 입장에서는 젊은 디지털 투자자를 WM 고객으로 끌어들이는 통로가 열리는 측면도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하나금융그룹의 자산관리 노하우와 두나무의 다지털자산 역량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자산관리 시장의 초격차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투자로 금융계와 가상화폐 업계의 합종연횡에 불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은 글로벌 대형 가상화폐거래소 OKX와 함께 코인원 지분 인수를 논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은 코인원 지분 약 20%씩을 각각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미래에셋그룹 계열사 미래에셋컨설팅도 코빗 지분 92.06%를 1335억 원에 취득하기로 하고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결합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계의 한 관계자는 “하나금융이 두나무를 통해 원화 코인 생태계 구축에 한발 앞서 나서면서 KB와 신한·우리 등 다른 금융 그룹에서도 거래소 제휴나 지분 투자, 원화 코인 협력에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원화 코인을 포함한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거듭 미뤄지고 있는 점은 변수다. 금융계 관계자는 “원화 코인과 토큰 금융은 결국 발행·보관·유통·사용처를 누가 장악하느냐의 문제”라며 “이번 동맹으로 금융계의 물밑 경쟁이 불붙을 것으로 보이나 법제화가 미뤄지고 있다는 점이 변수”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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