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가상화폐 규제 체계를 명확히 하기 위한 핵심 법안인 ‘클래리티법(CLARITY Act)’이 장기간 표류 끝에 상원 문턱에 다가서며 업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일가의 가상화폐 사업과 관련한 윤리 조항이 막판 최대 변수로 떠오르며 초당적 합의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12일 가상화폐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 은행위원회는 14일(현지시간) 클래리티법 마크업(markup·법안 수정·심사)을 진행할 예정이다. 클래리티법은 지난해 7월 발의돼 빠르게 의회를 통과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올 1월 마크업을 앞두고 코인베이스가 공개 지지를 철회하는 등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를 둘러싼 가상화폐 업계와 은행권 간 갈등으로 수개월간 지연돼 왔다. 다만 최근 심사 일정이 확정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법안 통과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는 분위기다.
다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하다. 당초 최대 쟁점으로 꼽혔던 스테이블코인 이자 지급 문제는 최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의 준비금 기반 이자 지급을 제한하는 대신 플랫폼 이용에 따른 보상은 허용하는 방식의 절충안이 제시되며 봉합되는 분위기다. 반면 공직자의 가상화폐 사업 이해충돌을 막기 위한 윤리 조항은 막판 최대 복병으로 떠오르고 있다.
윤리 조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밈코인 ‘트럼프(TRUMP)’와 트럼프 일가가 운영하는 가상화폐 사업체 월드리버티파이낸셜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을 정조준한 것이다. 파이낸스피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트럼프 일가가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거둔 수익은 총 10억 달러(약 1조 4888억 원)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민주당은 공직자가 재임 중 가상화폐 사업을 통해 사적 이익을 얻는 것을 제한하는 윤리 조항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공화당은 윤리 문제는 상원 은행위원회 관할이 아니라며 선을 긋고 있다. 팀 스콧 상원 은행위원장은 관련 사안은 윤리위원회에서 다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상원 본회의 통과를 위해서는 최소 일부 민주당 표 확보가 필요한 만큼 윤리 조항 관련 절충 여부가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법안이 이번 회기 내 처리되기 위해서는 11월 미국 중간선거 일정이 본격화되기 전인 8월 휴회 이전까지 상원 통과가 이뤄져야 한다. 업계에서 이번 법안 통과에 실패할 경우 논의가 수년간 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빌 휴스 컨센시스 글로벌 규제 담당 수석고문은 “이번 회기 내 입법에 실패할 경우 포괄적인 가상화폐 시장 규제 프레임워크 논의는 2030년까지 미뤄질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클래리티법은 가상화폐를 증권과 상품으로 구분하고 감독 권한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간에 명확히 배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업계에서는 클래리티법이 통과될 경우 수년간 이어진 규제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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