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글로벌 가상화폐거래소 크립토닷컴이 금융당국으로부터 이사회 구성과 서비스명 변경 승인을 얻어내며 본격적인 국내 영업에 속도를 낸다. 지난해 바이낸스에 이어 크립토닷컴까지 당국의 문턱을 넘으면서 그동안 사실상 차단해 왔던 해외 거래소의 한국 시장 진출이 재개되는 분위기다.
4일 금융위원회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당국은 4월 30일 기준 가상자산사업자(VASP) 현황에 포리스닥스코리아리미티드의 대표자 및 서비스명 변경을 반영했다. 포리스닥스코리아는 크립토닷컴이 2022년 국내 코인마켓 거래소 오케이비트를 인수한 뒤 운영해온 한국 법인이다.
크립토닷컴은 이번 변경 신고를 통해 크립토닷컴 출신 외국인 인사 중심이던 기존 이사회를 전원 한국인으로 재편했다. 새 이사회는 대표이사로 새로 선임된 홍성준 전 크립토닷컴 코리아 부사장을 포함해 사내 감사, 개인정보보호책임자 등 한국인 3인 체제로 구성됐다. 기존 외국인 임원은 모두 물러났다. 인수 이후에도 여전히 ‘오케이비트’로 기재돼 있던 서비스명 역시 ‘크립토닷컴’으로 정식 변경하고 이에 맞춰 국내 서비스 도메인도 조정했다.
홍성준 신임 대표는 “해당 변경 내용에 대해 3월 당국의 사전 심사를 거쳐 같은 달 중순 변경 신고를 진행했다”며 “한국 법인의 현지화와 독립성을 명확히 보여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크립토닷컴은 2022년 오케이비트 인수한 뒤 라파엘 드 마르코 아멜로 크립토닷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초대 대표이사로 선임하고 법인명을 포리스닥스코리아라미티드로 변경했다. 이후 2024년 1월 대표이사를 에릭 안지아니 크립토닷컴 사장 및 최고운영책임자(COO)로 다시 교체하는 변경 신고를 제출했지만 당국이 2년 넘게 이를 수리하지 않으면서 국내 사업 전개에 제약을 받아왔다. 당시 바이낸스의 고팍스 인수 논란과 맞물려 외국계 거래소의 국내 시장 진입에 당국이 신중한 태도를 유지했던 영향으로 풀이된다.
업계에서는 이번 수리를 그동안 해외 거래소 진입을 막아왔던 당국의 기조 변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FIU는 앞서 지난해 10월에도 바이낸스의 고팍스 등기임원 변경 신고를 수리하며 사실상 국내 진입을 허용한 바 있다. 세계 최대 거래소 바이낸스에 이어 글로벌 10위권이자 미국 내 거래 규모 2위인 주요 거래소 크립토닷컴까지 가세할 경우 업비트·빗썸 중심의 기존 시장 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글로벌 거래소들은 가상화폐 파생상품은 물론 스테이블코인, 카드 결제 등 다양한 서비스 경험을 이미 보유하고 있어 향후 상품 경쟁력 면에서 우위에 있다는 평가도 제기된다.
다만 본격적인 국내 영업을 위해서 크립토닷컴이 넘어야 할 관문은 여전히 남아 있다. 우선 기한이 만료된 VASP 자격 갱신을 완료해야 한다. 크립토닷컴의 VASP 신고수리증은 2021년 12월 30일 발급돼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상 갱신 기한은 3년 후인 2024년 말까지였다. 그러나 FIU의 갱신 심사가 전반적으로 지연되면서 크립토닷컴도 기존 신고 효력을 임시 연장하는 형태로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원화 거래 중심인 한국 시장의 특성상 국내 은행과의 실명계좌 계약을 통한 원화 거래 지원도 과제다. 홍 대표는 “이번 승인을 한국 진출 본격화의 청신호로 볼 수 있지만 VASP 갱신이 완료돼야 국내 영업을 본격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원화 마켓 위주의 한국 시장 특성에 맞춰 원화 지원을 위한 노력도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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