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으로 인한 지정학 리스크와 미 연준의 금리 결정을 둘러싼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겹치면서 1분기 가상화폐 시장이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시가총액과 거래량이 동시에 급감하며 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빠르게 식은 모습이다.
17일 가상화폐 데이터 플랫폼 코인게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전체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전분기 말 약 3조 달러(약 4439조 원)에서 20.4% 급감한 2조 4000억 달러(약 3551조 원)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약세 흐름이 지속되며 두 분기 연속 하락한 것이다.
가격 하락은 특히 1월 중순부터 2월 초 사이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매파 성향의 케빈 워시가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으로 지명되면서 시장 불안이 확대됐고 이후 소프트웨어 산업 위기론과 지정학적 긴장이 맞물리며 낙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시장 불확실성에 따른 타격은 다른 위험자산보다 가상화폐 시장에서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가상화폐 대장주인 비트코인의 가격 흐름에서도 상대적 부진이 두드러진다. 비트코인은 2월 초 연중 최저치인 6만 2800달러까지 하락한 뒤 등락을 반복하다 분기 말 6만 8231달러로 연초 대비 23.1% 하락한 수준을 기록했다. S&P500(-4.8%)과 나스닥(-7.1%) 등 주요 위험자산 대비 부진한 성과다. 특히 2월 초에는 하루 만에 14% 급락하는 등 변동성도 크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가상화폐 시장 부진으로 투자자가 이탈하면서 거래량 역시 급감했다. 코인게코에 따르면 1분기 상위 10개 중앙화 거래소(CEX) 현물 거래량은 전분기 대비 39.1% 감소했다. 특히 3월 거래량은 1조 달러를 밑도는 8000억 달러(약 1183조 원) 수준에 그치며 2023년 11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지난해 미국 법제화를 기점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시장은 하락장 속에서도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1분기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은 16억 달러 증가한 3099억 달러(약 458조 원)로 0.5% 확대됐다. 이에 따라 전체 가상화폐 시장 내 스테이블코인 비중은 10.8%로 상승해 2023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조슈아 드 보스 코인데스크 리서치팀 리드는 “이번 시장 사이클에서는 가상화폐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한 기관 수요가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자리 잡았고 규제 환경 개선과 상품 다양화가 병행되며 이전 대비 견고한 기반 위에서 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면서도 “2분기 시장 방향은 중동 지역 갈등의 향방과 연준의 정책 대응에 크게 좌우될 전망”이라며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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