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로픽의 차세대 인공지능(AI) 모델 ‘미토스’ 등장으로 금융권 전반의 사이버 보안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가상화폐 시장이 구조적으로 가장 먼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보안 위협으로 거론됐던 양자컴퓨터에 앞서 이미 상용화된 AI가 취약점 탐지부터 공격 실행까지의 시간을 극단적으로 단축시키며 보안 리스크를 현실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16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미토스와 같은 AI 기반 공격이 확산될 경우 가상화폐 시장은 최대 수십억 달러 규모의 자산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데디 데이비드 블록체인 보안 기업 사이버스 최고경영자(CEO)는 가상화폐 전문 매체 크립토슬레이트와의 인터뷰에서 “AI가 인터넷 핵심 인프라 전반에서 취약점을 대규모로 찾아낼 수 있다면 가상화폐는 가장 먼저 영향을 받는 시장 중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독자적으로 타깃을 분석하고 침투 경로를 뚫어낼 수 있는 차세대 AI 모델인 미토스가 스마트컨트랙트와 지갑, 크로체인 브리지 등 블록체인 인프라 전반의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탈중앙화금융(DeFi·디파이) 프로토콜은 오픈소스 구조로 설계돼 코드가 전면 공개돼 있는 만큼 위험이 더 크다. 누구나 코드를 열람하고 분석할 수 있는 환경에서 미토스와 같은 AI는 사실상 0에 가까운 비용으로 코드 전체의 취약점을 기계 속도로 탐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블록체인 특성상 문제 발생 시 은행처럼 거래를 중단하거나 사후 복구를 진행하기 어려운 구조인 점도 우려를 키운다. 디파이는 제3의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는 스마트컨트랙트 기반으로 작동하고 한 번 블록체인에 거래가 기록되면 수정이 어려운 비가역적 특성을 지니고 있어 피해가 발생하면 즉시 확정되는 구조다. 또한 다양한 서비스가 서로 연결돼 있어 한 곳의 취약점이 다른 프로토콜로 빠르게 확산되는 연쇄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데이비드 CEO는 “AI로 가속된 취약점 탐지와 즉각적이고 되돌릴 수 없는 블록체인의 특성이 결합되면 버그에서 해킹 공격, 손실까지 이어지는 경로가 극단적으로 단축된다”며 “단순한 공격 증가가 아니라 공격까지 걸리는 시간이 가속된다는 것이 진짜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공격 시간 단축이 기존 디파이 보안 체계를 무력화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멀티시그(다중서명), 타임락(지연 실행), 외부 감사 보고서 등이 주요 보안 방식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은 공격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기보다 시간을 지연시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미토스를 통해 기존 수주에서 수개월이 걸리던 취약점 탐지와 공격 과정이 분 단위로 단축될 경우 이러한 방어 장치의 실효성은 크게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상화폐 시장의 보안 우려가 확산되는 가운데 코인베이스 등 주요 해외 중앙화 거래소가 우선 미토스 접근권 확보를 추진하며 보안 대응에 나서기 시작했다. 미토스 쇼크에 대응해 골드만삭스와 시티은행 등 대형 은행과 구글 등 빅테크는 모델 접근 권한을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가상화폐 기업들은 아직 초기 배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상태다. 코인베이스 최고보안책임자(CSO)는 “앤트로픽과 긴밀히 소통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미토스의 등장이 그동안 블록체인 보안의 최대 위협으로 지목돼 온 양자컴퓨터보다 더 현실적이고 즉각적인 리스크로 부상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양자컴퓨터는 암호 체계를 근본적으로 무력화할 수 있는 잠재적 위협으로 꼽히지만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반면 AI는 이미 취약점 탐지와 공격 실행을 동시에 가속화하며 보안 환경을 이미 위협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립토슬레이트는 “미토스는 가상화폐 시장 보안 위협의 초점을 바꾸고 있다”며 “이제 당장의 위협은 암호학이 아니라 현재 존재하는 소프트웨어 계층에서 취약점을 찾아내는 AI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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