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상화폐 커스터디(수탁) 시장이 글로벌 대비 현저히 작은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법인·기관투자자 참여가 본격화될 경우 이를 뒷받침할 수탁 인프라 구축이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1일 금융당국의 ‘2025년 하반기 가상자산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지갑 및 보관사업자의 총 수탁고는 지난해 말 기준 3071억 원에 그쳤다. 시장 규모가 제한적인 가운데 특정 사업자에 대한 쏠림 현상도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가상화폐 수탁 기업 코다(KODA)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코다 수탁고는 2475억 원으로 전체의 약 80%를 차지했다. 이를 감안하면 나머지 8개 사업자의 수탁고 규모는 미미한 수준으로 추정된다.
반면 글로벌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베이스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약 3000억 달러(약 453조 원)의 자산을 수탁하고 있다. 코인베이스 한 곳의 수탁 규모가 한국 전체 커스터디 시장의 약 1476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 같은 격차는 시장 구조 차이에서 비롯된다. 국내 가상화폐 시장이 개인 투자자 중심의 거래에 집중된 반면 미국은 비트코인 ETF 등을 통해 기관 자금이 대거 유입되면서 자산 운용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자산 규모가 확대되면서 이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커스터디 기능의 중요성도 점차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정부의 상장사 및 전문 투자 법인 대상 가상자산 투자 허용 가능성이 점쳐지는 만큼 국내 커스터디 인프라 정비가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현재의 수탁 인프라 수준으로는 향후 유입될 대규모 기관 자금을 안정적으로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커스터디는 단순 보관을 넘어 장외거래(OTC)·자산운용·프라임브로커리지 등 다양한 가상화폐 서비스의 근간이 되는 핵심 인프라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스터디는 가상화폐 시장 전반을 지탱하는 기반 시설”이라며 “법인 및 기관 투자가의 시장 참여 확대와 함께 커스터디 사업자의 역량이 고도화돼야 산업 전반의 지속 가능한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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