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경제 규모를 고려하면 글로벌 비트코인 재무전략(DAT) 기업 순위 10권에 한국 상장사 한 곳은 있어야죠. 장기적으로는 비트코인 1만 개 보유가 목표입니다.”
이성훈(사진) 비트플래닛 대표는 지난달 27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비트코인을 단순 투자 자산이 아니라 기업 재무 전략의 기본 단위로 보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전 세계적인 통화 가치 하락 국면에서 기업 자산을 지키는 헤지 자산으로서 비트코인을 활용해야 한다는 얘기다.
코스닥 상장 소프트웨어 개발 기업인 비트플래닛은 지난해 8월부터 비트코인을 재무 자산으로 편입해 현재까지 265개의 비트코인을 확보했다. 미국의 스트래티지나 일본의 메타플래닛과 같은 한국형 비트코인 재무 전략 기업인 셈이다. 지난해 글로벌로 확산된 비트코인 재무 전략 열풍은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가 제한된 국내에선 아직 낯선 일이었다. 전 세계 상장사들의 비트코인 보유량 순위에서도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기업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있는 반면 국내 기업의 이름을 찾아보기는 쉽지 않다. 그 가운데 비트플래닛은 전세계 81위에 이름을 올리며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비트코인 재무 전략의 배경에는 이 대표가 과거 리먼 브라더스에 재직할 당시 생생히 겪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경험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 전통 금융 시스템이 순식간에 흔들리는 과정을 목격하며 근본적인 문제의식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후 비트코인 재무 전략을 채택한 기업들에 집중 투자하고 있는 글로벌 벤처캐피털(VC) 소라벤처스와의 인연을 계기로 비트코인 비축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소라벤처스는 현재 비트플래닛의 최대 주주다.
최근 비트코인이 금과 같은 전통 안전자산 대비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그의 비트코인 매집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 이 대표는 “최근의 시장 상황은 단순히 달러 약세의 문제가 아니라 법정화폐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신호”라며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디지털화 가속과 각국 정부의 통화 발행량 확대라는 구조적 흐름 속에서 장기적으로 수혜를 받을 유일한 자산은 비트코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비트코인 가격 하락은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다”며 “앞으로의 진짜 리스크는 가격 변동성이 아니라 인플레이션에 따른 영구적 자본 손실”이라고 덧붙였다.
비트플래닛은 비트코인 재무 전략과 연계된 신사업도 모색하고 있다. 이 대표는 “노동 가치가 하락하는 시대에 에너지 기반 자산의 희소성은 더욱 부각될 것”이라며 “파트너사와 협력해 비트코인 채굴과 클라우드 데이터 센터, GPU 하드웨어 유통 등 신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금융당국이 법인의 가상화폐 투자 상한을 두며 이 같은 재무 전략 확산을 원천 차단하려는 움직임에 대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당국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일률적인 제한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투자 비중 제한을 피해 해외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가상화폐를 매입하는 등 우회 구조를 키울 수 있다”며 “이미 감사와 공시, 이사회를 통한 의사결정 구조 등을 철저히 갖춘 상장사를 투명하게 감독하는 방식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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