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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put]허마셴셩의 혁신, 소비자에게 '신선'을 전하라


우리나라 유통업계에선 ‘춘추전국시대’와도 같은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바로 ‘새벽배송’ 전쟁입니다.

전자상거래 사업 초기에는 인터넷에서 주문한 상품을 배송 받기까지 이틀에서 일주일이 걸렸습니다. 이 시간은 점점 단축되었죠. ‘밤 12시까지 주문하면 내일 도착’이란 구호를 내건 쿠팡의 ‘로켓 배송’이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젠 전날 주문하면 날이 밝기도 전에 도착하는 ‘새벽배송’에 유통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업계의 배송이 빨라질수록 오프라인 유통 시장은 침체되고 있습니다. 이에 이마트, 롯데, 현대 등 기존 유통업 강자도 전자상거래 서비스에 진출했고, 물론 ‘새벽배송’ 전쟁에도 참전했습니다.

중국은 어떨까요? 중국 유통업계 역시 우리나라 못지않은 빠른 변화의 모습이 보입니다. 중국에서 일어나는 유통망 혁신과 이러한 혁신이 소비자의 삶에 주는 변화를 함께 들여다보겠습니다.

더 빠르게…‘30분 내 배송’을 실현하다

배송 부문에서 중국의 전자상거래 서비스는 우리나라보다 한발 앞섰습니다. 변화를 주도하는 것은 알리바바의 ‘허마셴셩’입니다. 허마셴셩은 중국 전자상거래 기업인 징동의 물류 총괄 출신인 허우이가 2015년 창업한 신선식품 오프라인 판매 플랫폼입니다. 2016년 3월 알리바바가 이 기업에 투자하면서, 알리바바의 일원이 되었죠.

허마셴셩은 두 개의 창구를 통해 고객과 만납니다. 오프라인 매장과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입니다. 고객은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집어 바로 계산할 수 있습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고른 후 앱으로 바코드를 스캔하고 주문해 집으로 배달할 수도 있죠. 물론 앱을 통해 주문하고 배달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어떤 방법으로든 소비자는 같은 품질의 물건을 같은 가격에 소비할 수 있습니다.

특히 허마셴셩은 매장에서 반경 3km 이내에 소비자가 있다면, 주문 후 30분 내에 물건을 배송합니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언제나 주문 후 30분 내에 집까지 배송된다는 이야기죠. 물건의 품질도 좋습니다. 배송 때문에 물건 값을 더 비싸게 받지도 않습니다. 배송비는 무료입니다. 기존 전자상거래 시스템에선 쉽게 도전하기 어려운 서비스입니다.

30분 내에 물건을 배달하기 위해선 항상 충분한 재고가 있어야 합니다. 허마셴셩의 주력 상품인 신선식품은 그 난도가 더 높죠. 2017년 중국 전자상거래 연구센터의 보고서에 따르면 신선식품의 평균 손실률은 25~30%에 이릅니다. 보관 가능한 시간이 짧기 때문에 무작정 넉넉하게 재고를 쌓아둘 수 없습니다. 냉장 유통 체인도 갖추어야 하구요.

만약 소비자가 원하는 물건이 자주 품절되거나 구입한 물건의 상태가 시시각각 다르다면 소비자는 허마셴셩의 서비스를 외면할 것입니다. 이는 재고 보관과 제품 손실 문제를 더 부각할 것이고, 운영비는 급격히 증가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허마셴셩은 이러한 장벽을 어떻게 극복할까요? 30분 내 배송은 어떻게 가능할까요? 이 시스템을 실현하는 배경은 ‘기술의 힘’입니다. 허마셴셩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동화 등의 기술을 적극 활용합니다. 전 유통과정을 프로세스화, 데이터화, 표준화하고 이를 통해 손실을 최소화하며, 동시에 이익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습니다.

허마섄셩 직원이 들어온 주문에 해당하는 제품을 담기 위해 뛰고 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자동화, ‘유통기업’에서 ‘기술기업’으로

‘30분 내 배송’의 핵심 열쇠는 두 개입니다. 하나는 소비자에게 주문이 들어오기 전의 재고 관리입니다. 또 다른 하나는 주문이 들어온 후 자동화 시스템입니다.

허마셴셩은 거대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수요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알리바바은 이미 오랫동안 온라인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타오바오, 모바일 결제 시스템인 즈푸바오 등을 통해 쇼핑과 결제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축적해 왔습니다. 2008년부터 빅데이터 시스템을 구축했고, 지금도 매달 수십억 건의 데이터가 쌓이고 있습니다.

이러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계절, 날씨, 시간, 지역, 인구 특성, 트렌드에 따라 수요를 예측합니다. 예측한 수요를 기반으로 각 매장의 재고 물량을 관리하므로 기존 유통 시스템에서 골머리를 앓는 재고 관리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죠. 허마셴셩은 ‘재고의 제로화(Zero化)’를 목표로 달리고 있습니다.

상품과 공급망에 관한 정보 역시 데이터화하여 관리합니다. 신선식품의 생산지, 가공일, 유통기한, 공급상과의 거래 데이터까지 전부 기록합니다. 자원관리, 저장관리, 물류배송, 재무, 오프라인 점포, 회원, 지불, 영업 등 유통망의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절차를 데이터화, 시스템화하여 운영하고 관리합니다.

2018년 8월 허마 신유통 관계사 총회에서 허우이 허마셴셩 CEO는 “우리는 회원, 상품, 공급망에 대해 진정한 의미의 100% 디지털 관리를 하고 있다”며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효율적인 내부 운영을 할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이로 인해 효율이 크게 올랐고, 비용은 대폭 낮아졌다”고 덧붙였습니다.

데이터와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맞춤형 추천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허마셴셩은 앱 메인 화면에 소비자의 구매 패턴과 매장 재고를 바탕으로 추천 제품을 배열합니다. 이는 매장의 제품 회전율을 최대화하고, 재고 손실을 줄이는 데에 도움이 됩니다.

소비자가 앱을 통해 주문하면 매장에서는 10분 이내에 출고 준비가 끝납니다. 이 업무가 어떻게 가능할까요? 바로 매장 내 자동화 시스템 덕분입니다.

주문이 들어오면 그 즉시 매장 안에 대기하고 있는 직원에게 해당 내역이 전송됩니다. 직원은 단말기를 통해 내역을 확인하고, 장바구니에 빠르게 물건을 담습니다. 그리고 모든 물건을 담은 즉시 매장 천장에 있는 컨베이어 벨트에 장바구니를 매달아 물류센터로 보냅니다.

허마셴셩의 매장 천장엔 이처럼 컨베이어 벨트가 끊임없이 돌아갑니다. 허마셴셩의 매장이 기존의 오프라인 마트와 온라인 커머스의 물류 창고의 역할을 동시에 수행하는 장소임을 단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장면입니다.

이처럼 허마셴셩의 각 매장은 오프라인 매장인 동시에 물류 유통의 거점입니다. 최대한 수요에 근접하게 제품을 배분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소비자로부터 한발 떨어져 있던 물류 창고를 한 단계 더 쪼개 ‘매장’의 형태로 소비자 가까이 배치한 것입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결합, 속도에 ‘가치’를 더하다

2016년 12일 화타이증권의 보고서에 따르면, 허마셴셩 상하이 진차아오점의 2016년 매출액은 약 2억5000만 위안입니다. 매장 1평당 매출이 약 5만6000 위안에 달했습니다. 동종업계 평균인 1만5000 위안에 비해 네 배에 가까운 수치입니다. 허우이 CEO도 “허마셴셩의 평당 매출은 기존 슈퍼마켓의 3~5배에 달한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2018년 9월 알리바바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개점한 지 1년 6개월이 넘은 매장은 1일 평균 매출이 약 80만 위안에 달합니다. 허우이 CEO에 따르면, 온라인 주문은 전체 주문의 50% 이상을 차지하는데, 개점 반년이 지나 비교적 성숙한 매장의 경우 온라인 주문량이 70%에 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허마셴셩은 이처럼 온라인과 오프라인 간 결합을 성공적으로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 방식에 도전했을까요? 온라인과 오프라인 각각의 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상품 제조업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더 큰 이익을 되돌려줄 수 있는 시스템이죠.

온라인 쇼핑은 편리하고 경제적입니다. 그러나 스마트폰 화면을 쭉쭉 내리며 물건을 담고, 클릭 몇 번으로 결제를 완료하는 일련의 과정은 우리가 물건을 사는 즐거움까지 충족하진 못합니다.

온라인 쇼핑으로는 가족과 마트에 가서 카트를 밀며 물건을 고르는 과정에서 오는 경험을 얻을 수 없습니다. 파프리카, 수박, 딸기 등 각종 제철 과일과 야채를 만져보고 냄새도 맡아보며 느낄 수 있는 감각 경험도 얻을 수 없죠. 쇼핑이 여가생활의 또 다른 한 요소인 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것이 성장의 한계와 치열한 내부 경쟁에 직면한 온라인 업체가 오프라인 매장으로 걸어 나와야 했던 배경입니다.

출처=허마셴셩 홈페이지 캡처

오프라인 매장은 어떨까요? 이들 역시 편리함과 경제성에 밀려 고전하고 있습니다. 빠른 배송 노하우를 지닌 온라인 기업과 협력이 필요했습니다. 실제 알리바바의 허마셴셩 역시 자신의 매장을 직접 내기도 하지만, 오프라인 유통기업이 보유한 매장에 샵인샵 형태의 작은 매장을 내는 등 협력관계를 구축하기도 합니다. 넓은 중국 땅에서 빠르게 영역을 넓혀나가는 전략이기도 하죠.

이런 혁신을 통해 공급자는 무엇을 얻을까요? 기존 유통 방식에서 공급자들은 소비자의 수요를 막연하게 예측한 채 물건을 만들어야 했습니다. 공급과 수요가 일치하지 않는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위해 경쟁업체와 피 터지는 싸움을 해야 했죠. 비용을 줄이기 위해 나쁜 품질의 물건을 내놓기도 합니다. 대형 유통업체의 갑질에 시달릴 때도 있죠.

그러나 허마셴셩과 같은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유통 시스템은 좀 더 정확한 수요 예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공급업체는 자신들의 역량을 보여주고, 주문만큼 물건을 생산하면 됩니다. 과잉생산 혹은 과소생산으로 인한 고민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죠. “공급업체는 품질 좋은 상품만 잘 만들면 된다”는 게 수요예측에 기반해 공급업체에 발주하는 허마셴셩의 생각입니다.


소비자 입장에서 생각해볼까요? 편리함과 경제성, 그리고 쇼핑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즐거움과 경험을 허마셴셩에서 모두 얻을 수 있습니다. 기존 오프라인 매장은 넓은 공간에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애를 썼습니다. 북경의 한 까르푸에 가면 입구는 지하 2층에 있고, 그 반대쪽 끝까지 가야만 지하 1층으로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다시 지하 1층 반대쪽 끝까지 가야만 계산대와 출구가 나오죠. 간장 한 병을 사기 위해 한참을 걸어 다녀야 하는, 그래서 소비자가 강제로 수많은 상품을 봐야만 하는 이 불편함을 유통업체는 ‘동선 관리’라고 불렀습니다.

그러나 온라인과 오프라인 두 창구로 매출을 내는 허마셴셩과 같은 매장에선 이런 관리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아도 높은 평당 매출을 기록합니다. 소비자가 가장 수월하게 쇼핑할 수 있도록 물건을 배치합니다. 소비자는 물건을 직접보고 싶다면 매장으로, 빠른 구매를 원한다면 앱으로 허마셴셩을 이용하면 됩니다. 물론 물건의 질과 가격은 동일합니다.

기술의 발전은 기존 유통망을 소비자 중심으로 재배치합니다. 사람들의 소비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과정을 통해 사람들의 수요가 거꾸로 공급자에게 전달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혁신의 물결, 그 속에서 우리가 보아야 하는 것

우리가 중국 유통망 혁신과 허마셴셩의 사례에서 보아야 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주문 후 30분 내 물건이 배송되는 놀라운 속도와 그것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도 중요합니다만, 우리는 ‘기술이 적용되는 방향’에 주목해야 합니다.

중국 유통업계에선 여러 기술을 실제에 적용해 난제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공급자와 소비자, 오프라인 사업자와 온라인 사업자가 얻는 이익이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었습니다. 기술이 우리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성하게 바꿔나가고 있습니다.

새벽배송 전쟁이 치열한 우리나라 유통업계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이 결합되어 발전할 여지가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적용할지, 또 그 기술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꾸는지, 그 ‘방향’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작성 윤지은 디센터 글로벌 크루(북경대학교 국제정치경제학 석사), 편집 심두보기자 sdb@decenter.kr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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