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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호 드라마앤컴퍼니 리더 "리멤버 비즈니스의 핵심은 사람, 명함은 사람을 잇는 다리"

리멤버, 서비스 5년 반만에 이용자 300만명 돌파

경력직 인재 검색서비스 '리멤버 커리어' 출시

명함 관리 서비스 넘어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 지향

드라마앤컴퍼니 정현호 기획리더 /제공=리멤버

‘안 쓰는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쓰는 사람은 없다’는 비즈니스 앱(App)이 있다. 드라마앤컴퍼니가 서비스하는 ‘리멤버’다. 2014년 오픈베타를 시작한 이 명함관리 앱은 서비스 5년 반 만에 300만 사용자를 돌파하며 명실공히 국내 명함관리 서비스 1위로 자리 잡았다.

선릉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한 드라마앤컴퍼니 사무실로 찾아가 문을 두드렸다. 단박에 들어오는 명함 데코레이션. 그 옆으로 일에 집중하고 있는 수 십여 명의 직원들이 눈에 들어왔다. 정시가 되자 기획실을 총괄하고 있는 정현호 리더가 수줍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명함관리 서비스부터 경제상식 콘텐츠레터, 전문가와 진행하는 Q&A, 최근에는 HR 플랫폼까지. 리멤버의 적극적인 비즈니스 확장을 보며 기획실 수장 또한 호탕한 성격이려니 생각했다. 정반대였다. 정 리더는 차분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직원을 이야기할 땐 자주 웃었고, 사업을 말할 땐 진중하고 사려 깊었다.

7월 15일 오전, 리멤버는 그동안 준비해왔던 경력직 인재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를 공개했다. 비즈니스 네트워킹 플랫폼이라는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정현호 리더의 생각을 생생히 전하기 위해 기자와 나눈 인터뷰 내용을 일문일답 형태로 정리했다.

- 안녕하세요, 정현호 리더님. 원년멤버로서 사업 일선에 서 계신 리더님께 리멤버의 비즈니스와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생생하게 듣고 싶어 찾아뵙게 됐습니다.

“네, 안녕하세요. 만나서 반갑습니다. 드라마앤컴퍼니 정현호라고 합니다. 아시다시피 원래는 저희 대표님께서 주로 인터뷰 통해 비전과 사업 방향에 대해 말씀을 많이 해주시는데, 제가 이렇게 인터뷰를 진행하게 됐네요.”

- 사실 드라마앤컴퍼니의 리멤버 서비스를 이야기하려면 명함에 대해 묻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리더님께서 생각하시는 명함이란 무엇인지 간단히 설명 부탁 드립니다.

“하하하. 전혀 간단하지 않은데요? 처음부터 철학적인 질문이네요. 결국 명함은 비즈니스의 시작점이라고 생각해요. 누군가를 비즈니스 목적으로 만났을 때 명함을 먼저 주고받잖아요? 방금 제가 기자님과 한 것처럼 말이에요. 이렇게 명함을 주고받으며 인사를 나누는 문화는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저는 명함이 성공적인 비즈니스로 가는 씨앗 같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드라마앤컴퍼니 리멤버 명함의 뒷편

- 전 국민의 명함을 관리해주는 리멤버 직원의 명함은 어떻게 생겼을지 궁금했습니다. 생각보다 깔끔하네요.

“네. 저희 명함에는 리멤버 이니셜 ‘R’이 적혀있고 그 옆에 검은색 네모가 그려져 있어요. 네모는 1차원적으로 명함을 뜻해요. 네모라는 모티브는 어떤 형태로도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기능적으로 봤을 때 명함을 검색하는 검색창일 수도 있고, 계약을 성사시키는 네모난 계약서가 될 수도 있죠. 비즈니스로 가는 문일 수도 있고요. 어떤 형태로든 발전할 수 있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셈이죠.”

- 깊은 뜻이 담겨 있었네요. 정 리더님께서 리멤버에 합류한 시기가 2014년이라고 들었습니다. 당시 국내 시장 분위기는 어땠나요?

“당시에도 명함을 관리하는 모바일 서비스가 있긴 있었어요. 하지만 대부분 명함집에 꽂아두고 관리하던 때였어요. 제 이전 직장은 은행이었는데요. 신입사원 시절 인수인계를 받았는데 가장 첫 단계가 선배가 관리하던 고객사의 명함집을 건네받는 거였어요. 모바일로 관리한다는 개념 자체가 약했죠. 그래서 저희는 시장 진입 단계에 경쟁 상대를 조금 다르게 설정했어요.”

- 어떻게요?

“전통 방식에서 탈피하는 그 과정 자체를 가장 큰 경쟁자로 여겼어요. ‘모바일로 편하게 명함을 관리할 수 있다’는 인식을 주는 게 제일 중요했거든요. 물론 지금은 그런 인식이 많이 퍼졌어요. 특히 증권사나 은행처럼 비즈니스 관계가 잦은 분야에서 리멤버를 많이 사용하고 있고요.”

- 맞아요. 저도 편하게 사용하고 있어요. 그러면 리더님께서 리멤버 일원으로 5년 정도 일하신 셈인데 힘든 순간들도 있었나요?

“그럼요. 사실 항상 힘들긴 했지만. 하하. 특히 힘든 순간을 꼽자면 시기적으로는 2016년 정도일 것 같아요. 요즘 스타트업의 분위기를 애자일(Agile) 문화라고 하죠? 빠르게 비즈니스를 시도하는 문화 말이에요. 저는 욕심이 자꾸 생겼어요. 어떤 서비스를 출시할 때 이런 것도 저런 것도 자꾸 넣고 싶었거든요. 디자인도 욕심이 나고. 기능도, 버그도 완전히 없으면 좋겠는데, 그러다보니 계획에 차질이 생겼죠. 돌이켜보면 긴 호흡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가장 힘들어했던 것 같네요.”

- 지금은 어떤가요?

“지금은 덜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어요.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 배포 주기를 짧게 가져가려고 합니다. 이렇다저렇다 탁상공론하기보다 핵심적인 부분부터 빠르게 상용화하고 유저의 피드백을 수렴하는 편이 훨씬 빠를 때도 많았어요.”

- 그동안 다양한 직원 들과 사업을 진행하셨죠. 혹시 기억에 남는 재밌는 에피소드도 있으신가요?

“그럼요. 인원이 적었을 때였는데요. 2015년쯤에 서비스 규모가 커졌던 시기가 있었어요. 사용자 규모가 갑자기 늘면서 시스템 부하도 많이 걸렸어요. 흔히 말해 리팩토링이 필요한 시기였죠. 그런데 인원은 적고, 해야 할 일은 너무 많았죠. 이걸 언제 할 수 있을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때 개발자 세 분이 절에 들어가서 한 달 동안 개발하고 나와야겠다며 짐 싸들고 진짜 산으로 들어가셨어요.”

- 네? 산이요?

“네. 당시 합숙 프로젝트명이 ‘대미’였습니다. 산 이름이 대미산이었거든요. 하하.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네요. 근로기준법도 있고. 하지만 그때는 팀원 분들이 적극적으로 도와주셔서 정말 리팩토링을 모두 마치고 나오셨어요. 거의 개국공신이죠. 저도 일용할 양식을 양손에 들고 자주 찾아 갔습니다. 그때 개발자 중 한 분은 지금 사내결혼해서 잘 지내고 계시네요.”

직원들과 함께 워크샵에 참여하고 있는 정현호 기획리더의 모습

- 그런 노력이 모여 지금의 리멤버를 만든 거네요. 하하. 최근에는 HR 사업을 준비하고 계시죠?

“네. 맞아요. 명함관리부터 시작했지만, 저희가 바라보는 지향점은 명함관리에서 끝나지 않아요. 비즈니스는 결국 사람으로부터 비롯되잖아요. 사업이 성공하려면 믿을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죠. 비즈니스라는 행위의 실체는 결국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것. 이건 리멤버가 잘할 수 있는 분야죠. 실제로 컨퍼런스나 세미나 같은 곳에선 명함을 주고받으며 채용의 기회가 생기곤 하잖아요. 명함을 기반으로 리쿠르팅까지 이어지는 게 자연스러운 일이고, 그 과정을 리멤버가 온라인 시스템으로 도와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명함이 다리가 되는 거죠.”

- 사실 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면 이미 상용화된 플랫폼들이 있는데요. 링크드인이라는 강호도 있구요. 리멤버의 HR 서비스 ‘리멤버 커리어’가 기존 플랫폼에 비해 가질 수 있는 경쟁력은 무엇인가요?

“링크드인은 국내에서 비교적 사용되지 않는 편이에요. 이유가 뭘까 생각해봤는데요. 아마 구직활동을 하는 것 자체가 사내에 불편하게 비춰 질 수 있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링크드인에 프로필을 등록하는 행위 자체가 오픈되어 있잖아요. 만약 어떤 부장님이 링크드인에서 상세히 적힌 자기 팀원의 프로필을 본다면 당황스러울 수도 있겠죠. 그런 게 조심스러운 문화권이니까요. 그런 부분에서 리멤버가 기회를 본 거죠. ”

-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나요?

“네. 이번에 출시되는 리멤버 커리어 서비스에서는 자신의 프로필이 자사 직원에게 노출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부장님이 제 이직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거예요. 쉽게 말해서 자신의 이직 의사를 알리지 않고 구직활동을 이어갈 수 있습니다.”

리멤버 커리어는 현재 10만명이 넘는 사전등록자를 확보했다

- 구직하는 입장에선 적은 부담으로 기존 직장에 다닐 수 있겠네요. 하지만 반대로 채용하는 입장에선 더 어려울 것 같은데요?

“경력직 시장에서는 적극적으로 직장을 찾는 분이 적은 편이에요. 재야의 숨은 고수들은 모두 회사에서 좋은 대우 받으며 조용히 일하고 계시죠. 저희는 이런 사람들을 ‘잠재적 구직자’라고 부르는데요. 그들이 제안을 받는 것 자체를 싫어하진 않아요. 언제든 지금보다 더 좋은 환경이 있다면, 한 번쯤 이직을 고려할 수 있는 거니까요. 하지만 기존 플랫폼에선 그들에게 가 닿기도 어려웠어요. 하지만 리멤버를 사용한다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던 진짜 실력자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 거예요.”

- 채용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잠재적 구직자’를 알 수 있을까요? 게다가 전문성을 보증하기도 어려울 것 같아요.

“네.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명함을 통해서 그 사람의 전문성을 정의할 수 있을까. 저희도 고민하고 있는 부분인데요. 일괄적으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비즈니스를 활발히 하는 사람들은 명함을 많이 주고받을 확률이 높아요. 많은 사람이 그만큼 그 사람을 찾는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 사람을 알고 있는가, 명함을 저장해뒀나 등을 통해 전문성을 가늠하는 보조 지표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 예를 들어서 설명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재밌는 사례가 하나 있어요. 예전에 저희 팀원들이 리멤버에 등록된 식당 명함 순위들을 쭉 뽑아봤어요. 그랬더니 굉장히 유명한 맛집 순서대로 리스팅이 되더군요. 법무법인이나 회계법인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어요. 많은 분께서 리멤버를 사용하니 명함을 저장하고 주고받으며 쌓인 데이터들이 결국 그 사람의 전문성을 보여주는 하나의 잣대로 활용될 수 있을 것 같아요.”
드라마앤컴퍼니 정현호 기획리더 /제공=리멤버

- 이번에는 기술 관련 이야기를 좀 해보고 싶은데요. 리멤버는 ‘모든 명함을 수기로 작성한다’는 소문이 있던데, 사실인가요?

“하하. 그럴 때가 있었죠. 초기에는 타이피스트들이 일일이 수기로 작성했어요. 명함 입력이 밀리면 모두 밤늦게까지 타이핑에 매달렸죠. 그 당시 OCR 기술을 명함에 완전히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어요. 명함은 전화번호 한 글자, 이메일 하나만 틀려도 치명적이니까요.”

- 지금은 어떤가요?

“현재는 전체 촬영되는 명함의 80% 이상을 자동으로 입력하고 있어요. 일단 사용자가 명함을 촬영하면 OCR과 리멤버가 고유 로직을 활용해 문자를 인식해요. 이렇게 입력된 결과가 리멤버 데이터베이스(DB) 내에 존재할 경우, 명함 정보를 100% 자동입력 시킵니다. 만약 일부만 일치한다면, 명함 내 항목 중에서 매칭되지 않은 부분만 타이피스트가 입력한 뒤 정보를 취합해서 명함을 등록시키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께서 수기로 입력하는 비용을 걱정해주시기도 하는데요. 한때는 수기 입력비용이 회사 지출의 절반을 차지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지금은 이 같은 기술을 활용한 덕분에 현저하게 줄어들었습니다.”

- 리멤버가 그리고 있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시겠어요?

“리멤버 서비스는 앞으로 명함관리뿐 아니라 커리어, 네트워킹 등 사용자에게 더 많은 가치를 드리고자 합니다. 리멤버는 비즈니스 네트워크 플랫폼이 될 계획입니다. 명함 서비스로 확보한 사용자를 기반으로 링크드인처럼 비즈니스 피플이 서로 정보를 교류하고 필요한 사람을 찾을 수 있는 장을 만들어 내겠습니다. 앞으로도 저희 리멤버를 꾸준히 사랑해주셨으면 좋겠고,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HR 서비스도 많이 이용 부탁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조재석기자 cho@decenter.kr

조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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