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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넥스트]⑨미세먼지 해결을 위해 블록체인이 할 수 있는 일

‘초사회성’을 구현할 수 있는 수단


그야말로 그악하다. 미세먼지가 모든 것을 삼키는 나날이다. 계절이 옷을 바꿔 입으면서 겨울옷을 벗어 던졌지만, 마스크를 벗는 것은 언감생심. 전국 각지에 비상 저감 조치가 연이어 발령되고 최악이라는 수식어가 심심찮게 붙는다. 모래바람이 세상을 뒤덮고 지구를 위기로 몰아넣었던 영화 ‘인터스텔라’의 한 장면이 현실로 옮겨온 듯하다. 인류의 폐는 안전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블록체인이 인류를 구하기 위해 나온 기술은 아니다. 그러나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류는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미세먼지, 기후변화, 온실가스 등 당장 인류에게 위협을 가하는 문제 해결에 블록체인이 기여할 방법이 있다. 우선 대기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에너지를 조절·관리할 수 있다. 즉 데이터 기록·수집을 통해 탄소 배출 시스템 개선, 청정에너지 거래 촉진, 온실가스 감축 이중 계산 방지 등이 가능하다. 공공 정책 수립을 위한 도구로서 활용될 수도 있다. 바르셀로나 시(市)는 시민들에게 미세먼지 측정 센서를 제공하고 블록체인 기반의 디지털 민주주의 플랫폼

‘데시딤(Decidim)’을 활용해 센서가 보낸 데이터를 공공 정책 수립의 기초로 삼는다.



무엇보다 블록체인은 전 지구 차원의 협력을 가능하게 만든다는 장점이 있다. 모두의 문제이면서 특정 국가의 움직임만으로 해결이 어려운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등은 협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기후변화 등을 놓고 각국가별 입장과 대응 방안이 달라 통합 체계 구축에 어려움이 있다. 블록체인은 이런 어려움을 돌파하는 해결책이 될 수 있다. 블록체인으로 모듈화된 표준을 생성해 빠르게 시장을 통합하고 분산화된 운영시스템을 구축하는 방안이다. 각국에서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지 기록하고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블록체인 기반 보상 시스템도 에너지 사용의 변화를 이끌 수 있다. 이른바 ‘토큰 이코노미’를 적용, 참여와 기여에 따른 보상이 주어지는 ‘인센티브 시스템’을 통해 선한 행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이에 에너지 절약 등의 미션을 수행하면 포인트를 받아 암호화폐로 교환할 수 있는 프로젝트도 있다. 또 에너지 효율이 높은 가전제품 구입, 대중교통 이용과 같은 행위에 토큰을 제공해 생활양식의 변화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블록체인은 아울러 중앙집권화된 에너지 공급 시스템을 바꿀 힘도 있다. 이처럼 인류 전체가 혹은 인접국 간에 같이 겪어야 하는 문제 해결을 위해 블록체인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할 수 있다. 앞선 분야 외에 금융 분야로 접근하는 방식도 있다. 정부나 국가 차원의 접근도 있겠지만, 미세먼지나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에 전념하는 사람들이 있어야 한다. 이른바 ‘돈이 되지 않는 문제’이기에 NGO(비정부단체), NPO(비영리단체) 등이 이런 문제를 다룬다. 이들도 활동을 하는 데 있어 자금을 필요로 한다. 사회문제를 해결하고자 집중하는 단체나 기구를 블록체인을 통해 효과적으로 지원하는 방안이 있다면 어떨까. 물론 당장 미세먼지나 기후변화를 블록체인이 해결할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NGO·NPO가 그런 문제에 전념할 수 있도록 재원 마련에 도움을 주는 방식이다.

우리 대부분은 미세먼지나 기후변화를 우려하고 해결을 촉구하지만 직접 그 문제에 집중하지 못한다. 하지만 누군가 이 문제에 천착해 적절한 해결책 마련에 나선다면 1만원이든 10만원이든 후원할 용의가 있을 것이다. 그런 집중 지원 체계를 블록체인으로 만들 수 있다. 미세먼지 원인을 놓고 사막화나 공업화 이슈는 늘 제기된다. 이에 공해 유발 시설을 친환경 시설로 바꾸고 사막화된 지대에 삼림 조성 등을 하자는 제안도 빠지지 않는다. 맞는 말이지만 단기간에 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논의하고 오랫동안 끌고 가야 성과가 나온다. 따라서 이런 활동이 지속되도록 기초 펀드를 대주는 일도 필요하다. 앞선 칼럼에서도 언급한 참여와 투표를 통한 신용창출 수단인 퍼블릭 파이낸싱(PF)이 그 역할을 할 수 있다.

PF는 금융 운영 틀이다. 운영 주체는 커뮤니티다. 중요한 것은 투표 통과다. 커뮤니티를 설득할 수 있는 미세먼지 솔루션 제안이 매력이 있어야 한다. 물론 새로운 아이디어 실험에 대한 제안도 가능하다. 처음부터 거창할 필요는 없다. 작고 소소한 것부터 시작할 수 있다. 가령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 미세먼지가 어떻게 발생하는지 분석하고 모니터링하는 프로젝트는 어떨까. 저렴한 비용으로 상황부터 먼저 분석하는 것이다. 그렇게 데이터를 쌓고 모형이 나오면 점진적으로 미세먼지 해결에 한 발짝씩 다가설 수 있다.

미세먼지나 기후변화가 국가 간 경제 불평등보다 더 심각하다는 얘기도 있다. 선진국은 재생에너지 활성화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미세먼지 해결 기미가 보이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산업화 등으로 더 심각해지고 있다는 얘기다. 블록체인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인류 차원의 거대한 협력을 이끄는 ‘초사회성(ultrasociality)’ 발현이 가능한 지점이다. 블록체인은 전 지구적 협력을 가능하게 만들 수 있는 기술이다. 좋은 사례도 있다. “어떻게 생면부지의 수많은 인간이 서로 협력하고 살아갈 수 있게 됐을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초사회성 이론을 내세운 진화생물학자 피터 터친(Peter Turchin)이 가장 멋진 국제 협력 사례로 꼽은 국제우주정거장(ISS)에 자금을 보태는 사람은 10억 명이 넘는다. 다만 PF는 ‘묻지마 펀드’가 아니다. 시어머니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 기록도 조작 없이 남기 때문에 사기를 칠 수도 없다. 정부는 어떤 이유로 자금 지원한 것을 잊을 수 있어도 블록체인은 잊지 않는다. 자금을 보내고 쓴 기록이 하나같이 남는다. 그렇다면 1년에 1만 원, 어떤가. 마스크 값만 해도 1년이면 수만 원에 달할 텐데 그만하면 후원하거나 도전해볼 만하지 않을까. 미세먼지 해결이라는 사회문제 해결에 나서는 사회혁신의 도구로서 블록체인을 권한다. /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심두보 기자
shim@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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