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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 뱅커들의 토큰 이코노미 실험···“유틸리티 토큰은 끝나지 않았다”

“유틸리티토큰은 이제 시작”…토큰이코노미 잘 설계하는 게 관건

김문수 교수 “서비스 경쟁력 확보하고 토큰 수요공급 조절해야”

디앱 없이 토큰이코노미만 접목하는 사례 등장

출시 한 달만에 이용자 1700명 된 ‘아하’…‘토큰 획득 동기’로 유틸리티토큰 성공사례 노린다

/셔터스톡

암호화폐 시장이 전반적으로 얼어있는 가운데 유틸리티토큰의 세계는 유독 더 춥다. 한 때 ICO(암호화폐공개) 붐을 이끈 유틸리티토큰은 ICO 프로젝트 대부분이 개발 로드맵을 지키지 못하면서 존재가치를 잃어가고 있다.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가 지난해 10월 15일 기준 394개 ICO 프로젝트를 전수조사한 결과, 유틸리티토큰 발행의 비중은 여전히 89%에 달한다. 다만 2018년 하반기 ICO 월평균 모금액은 상반기에 비해 74% 줄었다. 유틸리티토큰들이 투자를 못 받고 있다는 얘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부터 부상한 STO(증권형토큰공개)는 암호화폐 세계의 중심점을 증권형 토큰으로 이동시켰다. 한중섭 체인파트너스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29일 체인파트너스 미디어 토크에서 “약세장이 오면서 유틸리티토큰 중심의 패러다임이 증권형으로 전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유틸리티토큰의 전망은 어둡기만 한 것일까. 이에 대해 김문수 서울과학종합대학원(aSSIST) 크립토MBA 겸임교수는 “토큰 이코노미가 잘 설계된 서비스에선 유틸리티토큰도 활발히 유통될 수 있다”며 “유틸리티토큰의 도전은 이제 시작”이라고 반박했다. 유틸리티토큰은 말 그대로 이용성(Utility)이 있을 때 가치를 가진다. 이를 위해선 서비스 내에서 토큰이 제대로 오고 가게끔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 로드맵이 필요하다.



잘 설계된 토큰 이코노미란 무엇일까?
‘숙박 예약’하면 떠오르는 야놀자, ‘영화 추천’하면 생각나는 왓챠…. 스타트업의 성공 신화를 써낸 아이디어 뱅크들이다. 두 업체는 애플리케이션 내에서 쓰일 유틸리티토큰을 중심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도입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야놀자는 두나무 람다256의 블록체인 플랫폼 루니버스와, 왓챠는 카카오의 플랫폼 클레이튼과 각각 파트너십을 맺고 토큰 생태계 고안에 나섰다.

이들이 자신 있게 토큰 이코노미를 도입할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성공한 서비스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유틸리티토큰의 기본 조건인 ‘유틸리티’가 이미 존재하는 것이다. 김문수 교수는 “유틸리티토큰으로 토큰 이코노미를 잘 설계하려면 경쟁력 있는 서비스가 있어야 한다”며 “야놀자와 왓챠 같은 기업이 리버스 ICO에 나서는 배경은 이미 서비스 경쟁력을 갖췄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경쟁력 없는 서비스를 토큰 이코노미 설계로 극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서비스 차별성부터 확보할 것을 조언했다.

매력적인 토큰 획득 시나리오와 안정적인 토큰 회수
서비스 경쟁력이라는 ‘첫 단추’를 끼웠다면 토큰 유통의 로드맵을 짜야 한다. 김 교수는 유틸리티토큰이 잘 유통될 수 있는 조건으로 ‘매력적인 토큰 획득 시나리오’와 ‘안정적인 토큰 회수’를 들었다. 각각 토큰의 수요와 공급을 창출하는 일이다.

고객이 서비스 내에서 유틸리티토큰을 쓰게끔 하려면 토큰을 획득해볼 만한 유인이 있어야 한다. 동시에 토큰 획득 절차는 어렵지 않아야 한다. 김 교수는 “고객 입장에서 토큰을 획득하기 위한 행동을 하려는 욕구가 들어야 한다”며 “토큰을 장기 보유하고 추가 획득할만한 유인도 존재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토큰의 수요를 창출했다면 토큰을 회수할 방법도 필요하다. 그래야 기업이 토큰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다. 김 교수는 “토큰 수지관리 차원에서 토큰이 회사로 다시 유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토큰 이코노미 설계에 도전하는 아이디어 뱅커들
블록체인 기반의 디앱(DApp) 서비스가 아님에도, 블록체인 기술의 토큰 이코노미만을 접목함으로써 유틸리티토큰의 반등을 꾀하는 업체들도 나오고 있다. 오픈베타 버전 출시 한 달 만에 1,700여명에 달하는 이용자를 확보한 ‘아하(A-ha)‘ 플랫폼이 대표적이다.

아하는 네이버 지식IN 같은 지식공유 플랫폼이다. 질문자가 질문을 올리면 정보에 해박한 사람이 답변을 하고, 질문자가 가장 좋은 답변을 채택하는 기본 시스템은 지식IN과 비슷하다. 다만 지식공유 플랫폼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질 낮은 답변’을 토큰 이코노미로 해결하려 한다. 지식IN의 ‘내공’ 같은 포인트가 아니라 유틸리티 토큰, 즉 암호화폐가 아하에 활용된다.

아하에서는 아하 개발팀에게 명함 등 증명서류를 제출하고 ‘답변자 인증’을 받은 사용자만 질문에 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질 낮은 답변이 1차적으로 걸러진다. 답변이 등록되면 질문자뿐 아니라 일반 사용자들도 큐레이터로서 답변 채택을 위한 투표에 참여할 수 있다. 답변과 투표는 모두 토큰 획득을 위한 활동이 된다. 서한울 아하 대표는 지난 7일 기자와 만나 “기존 지식공유 플랫폼들의 실패 사례를 참고해 답변자 인증을 추가함으로써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했다”며 “지식이 제대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게끔 지식공유에 토큰 이코노미를 접목했다”고 밝혔다.

서한울 아하(A-ha) 대표가 지난 7일 기자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토큰 이코노미 + 지식·아이돌·교육
아하에는 일 평균 300개에 달하는 질문이 올라온다. 누적 질문 수는 서비스 시작 한 달만에 3,800개가 됐다. 서 대표는 토큰 이코노미의 조건인 토큰 획득 시나리오가 그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알고 있는 지식으로 토큰 보상을 받는 것은 누려보지 못한 사용자 경험”이라며 “이용자들은 계속 답변을 할 수 있는 동기를 가질 수 있고, 토큰은 더 활발히 유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블록체인 기반 디앱이 아님에도 토큰 이코노미를 도입한 이유에 대해선 “지식공유 플랫폼은 질문내용을 관리하는 관리자가 필요하기 때문에 반드시 블록체인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라며 “지식에 재산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토큰 이코노미만 끌어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하 같은 기업들은 점점 늘고 있다. 아이돌 팬덤을 위해 ‘드림캐쳐 토큰’을 발행한 스타시아, 교육 플랫폼 참여로 토큰을 얻게끔 설계한 프로스쿨 등도 모두 블록체인 기술의 토큰 이코노미만을 전격 도입한 업체들이다. 유틸리티토큰의 반등을 노리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현황에 대해 서 대표는 “과거 유틸리티토큰은 가치를 검증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묻혀버렸다”며 “실제 서비스를 갖춘 업체들이 토큰 이코노미를 활용하기 시작하면서 유틸리티토큰도 반등의 기회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현영기자 hyun@decenter.kr

박현영 기자
hyu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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