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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디지털화폐 보고서, 글로벌 추세와 동떨어져

7일 발표 정책연구보고서 "요구불예금과 경합..금리 상승"

거시적 측면 다뤘어야..저축성예금 영향 배제

영국, 일본, 네덜란드, 스웨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 적극 검토


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CBDC) 발행과 관련, 세계적인 추세에 뒤처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과 금융 안정성 등을 고려, CBDC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각국 중앙은행과 주요 은행들의 움직임에 역행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지난 7일 한국은행은 정책연구보고서에 중앙은행이 CBDC를 발행하는 것이 금융안정을 저해할 수 있다는 취지의 연구 결과를 실었다. 지난 1월 “CBDC 발행 계획이 없다”고 밝혔던 것에 대한 연장선인 셈이다.

CBDC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전자적 형태의 디지털화폐로, 익명성을 제한해 자금세탁을 막고 은행에 직접 갈 필요가 줄어들어 개개인에게 있어 효율적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한국은행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연구진은 중앙은행이 개인들의 계좌 개설을 허용하는 방식으로 CBDC를 발행할 경우, 일반 상업은행 요구불예금과 금융안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모형을 설정해 연구했다. CBDC에도 이자가 지급되고, 예금자는 상업은행 요구불예금 또는 CBDC로 여유자금을 보유하는 것으로 가정했다.

이 같은 모형 연구에 대해 거시적인 측면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연구에 토큰형(선불충전형) 발행은 검토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은행 예금의 90% 가량을 차지하는 ‘저축성예금’에 미치는 영향은 배제돼 있다.

CBDC의 본질에서 벗어난 연구라는 목소리도 있다. CBDC의 핵심은 경제주체들이 상업은행을 거치지 않고 중앙은행에 계좌를 보유하고 이를 통해 지급 및 결제를 함으로써 거래 효율성을 올리는 데에 있다. 경제주체들이 은행 예금 중 일부를 CBDC로 교환할 경우만을 따지면 당연히 시중 은행의 요구불예금은 감소하고 은행의 자금조달비용은 올라가기 마련이다.

이에 대해 영국 중앙은행은 특정 규칙을 지킨다는 가정 아래 CBDC가 발행된다면 은행의 자금중개 기능과 관련한 위험 요소를 어느 정도는 걷어낼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한국은행이 CBDC 발행에 소극적인 이유가 뭘까. 우선 금융기관을 거치는 간접유통 대신 직접 화폐 유통을 하려면 한은법 제 79조(금융기관 외의 법인이나 개인과의 예금 및 대출 거래를 금지하는 법)를 개정해야 한다. 중앙은행이 개인계좌를 별도로 개설하고 관리하는 시스템도 갖춰야 한다. 시스템 관리와 운영 부담이 생기는 것.

각국 중앙은행과 주요 상업은행들의 움직임은 이 같은 부담에도 불구하고 전자화폐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올해 초 국제결제은행(BIS)은 2018년 기준으로 전 세계 중앙은행의 70%가 디지털화폐 연구에 나섰다는 보고서를 냈다. 특히 네덜란드, 스웨덴, 일본 등 일부 국가에서는 CBDC에 대해 집중적인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암호화폐 시장을 선점해 미래 디지털 금융 산업을 주도하겠다는 전략까지 세웠다. 상업은행의 행보도 디지털 화폐에 적극적이다. 일본 미즈호금융그룹은 70여개의 지방은행과 제휴해 ‘J코인’이라는 디지털화폐를 개발 중이고, 미쓰비시 금융그룹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MUFG 코인 발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영국 중앙은행은 CBDC 발행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마크 카니 영란은행 총재는 “CBDC 발행이 경제 안정으로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며 “CBDC 발행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스웨덴 중앙은행인 릭스방크는 2016년 디지털화폐 ‘e크로나’ 발행 프로젝트를 시작, 올해 발행 여부를 최종 결정한다. 네덜란드 중앙은행은 2015년 디지털화폐 ‘DNB코인’을 선보였고 중앙은행 내부에서 코인을 사용하며 디지털화폐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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