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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선물]③국내는 '법의 사각지대' 방치

조세회피처의 암호화폐 거래소들, 국내 투자자 막을 방법 없어

암호화폐 파생상품 속속 등장..글로벌 트렌드 이미 형성중


“누군가는 하루만에 월급을 벌었다고 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적금을 다 잃고 빚까지 생겼다고도 합니다. 저는 오랫동안 주식에 투자해온 경험으로 전자에 속하지만, 주변을 보면 후자가 더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까울 뿐입니다‘

해외 암호화폐 거래소를 이용해 레버리지 선물거래를 한다는 A씨는 베테랑 투자자다. 암호화폐 선물거래는 지난해부터 시작했다. “마진거래는 사실 도박과 다름 없어요. 거래소가 가격을 조작하는 것은 아닌지, 거래 자체가 불법은 아닌지, 걱정도 있지만, 적은 돈으로 크게 투자할 수 있고(레버리지), 딱 한 번만 터지면 되니까, 많은 사람들이 투자를 하는거죠.”

A씨 같은 사람들이 배당을 주는 거래소 자체 코인, 선물 거래 등으로 몰려가는 이유는 암호화폐 단순 매매만으로는 기회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 선물 거래 수요는 커지는데 투자자와 거래소 모두 법의 사각지대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이어가는 상황이다.



일단 국내에서는 암호화폐 선물거래를 제공하는 거래소가 없다. 한국인의 국외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 이용도 법으로 정해진 바가 없어 이른바 ‘그레이존’에 위치해 있다. CME그룹 통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선물거래의 약 40%가 미국 이외 지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21%가 아시아에서 거래된다. 업계에서는 이 중 상당 부분을 한국인 투자자의 것으로 보고 있다. 대부분 한국 투자자들은 비트맥스·비트파이넥스·오케이엑스 등 해외에 법인을 둔 거래소들을 이용해 선물 거래를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어떻게 선물거래소를 이용하는 것일까. 대부분의 선물 거래소들은 세이셸제도, 벨리츠, 몰타와 같은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세운다. 거래소들은 이용자가 자국 규제에 걸리지 않도록 이용 약관에서 “해당 거래소는 몰타(또는 다른 조세회피처)의 법률에 따라 운영된다”고 밝히고 있다. 국내법상으로는 한국인이 이러한 거래소에서 선물거래를 하는 것이 합법인지 여부는 불명확하다. 만일 불법으로 밝혀져 조사가 들어간다고 하더라도, 거래소 법인이 위치한 국가가 조사에 협조해야만 해당 투자자에 대한 신원을 알 수 있다. 사실상 수사가 불가능한 것. 입출금과 거래 또한 법정화폐가 아닌 암호화폐로만 이루어지기 때문에 투자자의 신원을 정확하게 추적할 수 없다.

이 때문에 파생상품을 거래하고자 하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조세회피처를 선호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가장 큰 선물거래소인 비트맥스는 세이셸에 등록된 HDR Global Trading Limited의 자회사다. 오케이코인 출신 인사들이 설립한 암호화폐 선물거래소 젝스(JEX), 홍콩의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플렉스 또한 세이셸에 기반을 두고 있다.

한국계(?) 암호화폐 선물거래소라고 할 수 있는 넥시빗 또한 대표적인 조세 회피처 중 하나인 벨리츠에 법인을 두고 있다. 이용 약관에는 ‘한국인은 선물거래가 불가능하다’고 명시되어 있지만, 넥시빗의 대표는 한국인이고, 홈페이지 사이트도 한국어로 돼 있다. 대부분 이용자를 한국인으로 볼 수 있다. 넥시빗 외에도 대표의 국적이 한국인인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홍콩, 싱가포르 또는 조세회피처에 법인을 세우고 있다.

이들이 해외 조세회피처라는 우회로를 통하는 이유는 뭘까. 국내에서도 암호화폐 선물과 파생상품 거래가 이루어진 적이 있다. 지난 2016년까지 국내에서 유일하게 마진거래가 가능했던 코인원은 마진거래에 대한 ‘도박 혐의’ 조사를 받으면서 선물거래 서비스를 종료했다. 도박이 아닌 정식 파생상품으로 이를 판매 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라이선스 필요하지만 금융당국이 이를 허가해줄리 없었다.

암호화폐 파생상품은 해외에서는 이미 큰 트렌드를 형성 중이다. 국내 투자자들은 불법 거래를 무릅쓰고, 지금 이 순간에도 해외 암호화폐 선물 거래소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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