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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체인저가 뛴다]③정해진 한화시스템 부장 "금융계열사 시작으로 블록체인 서비스 사업 확대"

"지난 1년 시범사업 통해 얻은 소득은 경험"

자체 구축 플랫폼 'H-체인' 현재 시범사업에 적용 중

"국내 대기업 내년부터 실질적인 프로젝트 내놓기 시작할 것"

한화시스템의 정해진 디지털혁신팀 부장 / 사진=한화시스템

울퉁불퉁한 자갈이 구르고 구르다 보면 둥글둥글해지기 마련이다. 아직 미성숙한 블록체인 기술을 보는 대기업들의 시선이 꼭 이와 같다. 기존 시스템에 끼워 맞추기에는 모났지만 끊임없는 시범사업 과정을 거치면서 현실 세계와 어우러질 수 있는 부분과 그렇지 못한 부분을 가려내는 중이다.

지난 21일 한화시스템에서 디지털혁신 팀을 이끌면서 블록체인 시범사업에 열중하고 있는 정해진 부장을 만났다. 그는 한화그룹에서만 21년을 근무한 베테랑으로, 영업부서부터 스마트팩토리 태스크포스(TF) 까지 다양한 분야를 거친 뒤 올해 디지털혁신팀을 맡았다. 그는 다양한 분야에서 쌓은 경험과 한화만의 비즈니스 케이스를 토대로 블록체인 상용화 사례를 만들 계획이다. 정 부장은 “금융 계열사 접목을 시작으로 블록체인 서비스 사업자로서의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 부장은 블록체인이 무시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터넷이 등장했을 때를 떠올리며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면서 썼는데, 쓰다 보니 인터넷을 통해 모든 네트워크가 연결됐고, 인터넷 뱅킹이 생기고 쇼핑몰이 생기는 등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서비스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당장 인터넷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가 어렵듯이 추후엔 블록체인 없는 세상을 상상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아직은 산업 초기라 단정 짓기 어렵지만, 수많은 서비스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했듯 블록체인도 같은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부장은 특히 이더리움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이더리움의 확장성과 유연성은 기업 비즈니스에 적합하다”며 “이더리움의 코인 기능과 스마트 컨트랙트, 퍼블릭 및 프라이빗 환경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다는 점 등은 고객에게 다양한 요구사항을 들어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속도는 아직 풀어야 할 숙제다. 그는 “처리 속도를 높이려면 지분증명(PoS·Proof of Stake)처럼 다른 방식의 작업증명 방식을 적용하거나 시장이 성숙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다”며 “시간을 두고 프로젝트를 하나하나 해나가다 보면 속도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지난 1월 한화시스템 내에 블록체인 팀을 꾸리고 시범사업을 진행해왔다. 약 1년간 시범사업을 진행하며 그가 얻은 소득은 ‘경험’이다. 블록체인의 이상을 현실에 적용했을 때 발생하는 득과 실을 모두 경험해본 그는 “한화 계열사에 시범사업 결과를 적용해보니 블록체인 기술도 분야별로 효과적인 부분이 달랐다”고 말했다. 그는 한 예로 “트랜잭션 처리 속도나 한꺼번에 많은 양을 처리해야 하는 경우엔 기존 시스템을 활용하는 것이 낫다고 결론지었다”며 블록체인의 효과를 톡톡히 보는 금융 사업은 따로 빼내서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금융계열사 외에도 현재 한화시스템 내부에서는 시험성적서(test report·공시품의 기능을 증험해 본 결과를 기록한 문서)에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 방향을 검토 중이다. 그는 “한화에서 시험성적서를 작성해서 납품업체에 보내면 납품업체들은 물건과 함께 고객사에 시험성적서를 같이 보낸다”며 “시험성적서 위·변조 및 분실 위험성을 방지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협력업체와 고객사 간 신뢰성을 쌓고 업무 시간을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한화시스템은 이더리움 기술 개발 스타트업 온더와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보통 대기업들은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해 시스템통합(SI) 업체에 시스템 구축만을 외주로 맡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스타트업과 손잡은 이유는 뭘까. 정 부장은 “대기업은 자원이 많다 보니 가용 인력, 자금, 시설, 설비 등 전선이 넓지만, 내부 프로세스 상 속도가 생명인 스타트업처럼 신속하게 무엇인가 추진하고 만들어내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범위를 좁혀 신속하게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스타트업이라면 대기업은 그간 쌓인 수많은 비즈니스 케이스에 신기술을 적용할 수 있는 판이 짜여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정 부장은 “온더 입장에서는 실전경험을 가질 수 있고 대기업 입장에선 기술력을 올리는 효과를 창출하게 된다”며 “서로가 서로를 보완해주면서 새로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한화시스템은 최근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인 ‘H-체인(가칭)’을 구축했다. 정 부장은 “개발은 이미 끝났다”며 현재는 시범사업에 다방면으로 적용되는 단계라고 밝혔다. 한화시스템은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의 서비스 운영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정 부장은 “기존에는 시스템 구축형 사업 위주로 수행해왔지만, 플랫폼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 영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 부장은 내년부터는 블록체인 기술을 대하는 대기업의 태도가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올해는 블록체인 기술이 뭔지 잘 모르고 얼떨결에 시작했다면 내년엔 실제 프로젝트가 시작되고 비즈니스 케이스에 적용하는 단계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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