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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3부)]①비트코인 선물거래의 이해



암호화폐 시장이 연일 급락하면서 비트코인 가격의 지지선이던 6,000달러(약 677만원)가 무너진 뒤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일 한때 연중 최저점인 4,248.54달러(약 480만원)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비트코인이 4,300달러 아래로 하락하면서 지난 1주일 거래일 만에 비트코인의 시세의 약 25%가 낮아진 것이다.

비트코인뿐만 아니다. 다른 암호화폐 가격들도 대부분 동반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정보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더리움은 지난 20일에 전일 대비 11.46% 내린132.92달러, 라이트코인은 8.78% 낮아진 33.731달러에 각각 거래됐다. 리플은 8.08% 떨어진 0.44달러, 이오스는 7.60% 내린 3.82달러를 기록했다.

대표적인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가격이 연초 대비 4분의 1토막으로 추락하는 등 가상화폐 시장 침체가 지속하고 있지만, 비트코인 선물 거래량을 통해 알 수 있듯 비트코인 선물거래에 대한 관심은 아직 불이 꺼지지 않았다.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지난해 12월 10일 사상 최초로 시카고옵션거래소(CBOE·Chicago Board Options Exchange)에서 시작하였으며, 뒤이어 지난해 12월 17일부터 시카고상품거래소(CME·Chicago Mercantile Exchange)에서도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 선물거래’란 무엇인가? 물음에 대한 답을 하기 이전에 먼저, 선물거래에 대해 알아보자. 선물거래란 대표적인 파생상품의 한 종류로 영어명 ‘Futures Trading’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일정 기간 후에 일정량의 특정 상품을 미리 정한 가격에 사거나 팔기로 계약하는 거래를 말한다. 즉 거래할 상품의 미래 가치를 평가하고, 미래의 가격을 현재의 가격으로 거래한다. 따라서 금이나 원유와 같은 현물(現物) 투자는 현재의 가치를 보고 투자하지만, 선물(先物)은 미래 가치를 예측하여 투자한다는 점이 다르다. 그렇다면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미래의 정해진 날짜에 현재 정한 가격으로 비트코인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할 수 있다.

좀 더 이해하기 쉽게 예를 들어보자면 다음과 같다. 한국에서 미국으로 자동차를 수출하는 업자가 있다고 하자. 이 수출업자는 미국 수입업자로부터 주문을 받고 난 뒤 적어도 수개월에 걸쳐 자동차를 생산하고 운송한다. 환율은 1초 단위로도 시시각각 가격이 변하기 때문에 거래가 끝난 후 거래 대금을 받았을 때, 자동차 수출업자는 달러의 가치가 떨어져 있길 바라지 않을 것이다. 달러당 1,000원이던 환율이 800원이 된다면 20%나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니 말이다. 그래서 자동차 회사는 이러한 현물시장의 위험을 줄이고자 외환 선물시장에서 매도포지션(숏포지션)을 취해 위험을 헷지(hedge)한다.

요즘처럼 암호화폐 시장이 연일 급락하며 비관적인 상황에서도 비트코인 선물거래로 수익을 볼 수 있는 이유도 바로 무조건 기초자산이 올라야 수익을 보는 현물매매가 아니라 비트코인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베팅하는 숏포지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선물 도입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기는 하지만,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시장이 어느 한쪽으로만 치우쳐질 때 매수포지션에 대해 매도포지션을 잡을 수 있게 함으로써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교환수단으로써 가격 변동성이 크다는 이유로 그동안 비판을 많이 받아온 비트코인이 이처럼 가격변동을 헷지할 수 있게 된다면, 비트코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달라지는 요인이 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비트코인 선물거래는 가상화폐가 제도권으로 편입됨으로써 투자자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다는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세계 최대 선물옵션 거래소인 시카고상품거래소(CME)와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비트코인 선물상품 거래가 가능해짐으로써 ‘암호화폐’인 비트코인이 ‘자산’으로 인정받아 제도권 시장에 진입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비트코인 선물에 대한 긍정적인 시선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선물거래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견인한다는 의견도 있다. 비트코인 가격 하락의 전환점에 비트코인 선물거래가 도입됐다는 주장도 존재한다. 금융상품의 가격이 오르기 위해서는 상품의 미래 가치를 낙관하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꺾이지 않아야 하는데, 선물시장에서는 가치 하락에 대한 의견도 반영되기 때문에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주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선물거래의 특성상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로 예치된 금액 이상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투자 위험이 높아 이로 인해 금융위기가 올 수도 있다는 우려 섞인 목소리도 크다.

국내의 경우에는 정부가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를 파생상품 기초자산으로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암호화폐 선물 시장에 대한 논쟁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으로 보이지만, 비관론자와 긍정론자가 섞여 건강하고 성숙한 가상화폐 시장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권은경(오른쪽) 연구원은 동덕여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이화여대 경영학과 박사과정에 입학해 블록체인과 금융보안, 정보보호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이연선 기자
bluedash@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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