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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뉴월드]①'가치공유시대'를 여는 블록체인

※ 편집자 주

2017년 5월 대한민국 최초로 ICO(암호화폐발행)를 진행한 보스코인이 1년 후인 지난 5월 ‘백서 2.0’을 발표하고 새로운 비전과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 달 국내에서 처음으로 열린 밋업에서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는 “가장 자본주의적인 방법으로 자본주의를 해킹하자”는 도발적 비전을 제시했다. 가장 자본주의적인 PF(프로젝트 파이낸싱) 개념에 ‘참여를 통한 신용창출’, ‘투표에 기반한 임팩트 투자’, ‘특정 자산의 사업화’를 추가해 블록체인 위에서 새로운 ‘PF’(퍼블릭 파이낸싱)를 진행함으로써 더 나은 자본주의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최 대표의 글을 통해 우리가 맞이하게 될 ‘새로운 블록체인 세상’은 어떤 모습일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눈만 뜨고 나면 새로운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생겨난다고 말할 정도로 블록체인에 대한 관심과 열기가 뜨겁다. 실제로 11일 현재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거래되는 코인은 1,624개나 된다. 불과 열흘 전인 1일 1,597개에 비해 27개가 늘었다. 하루에 2.7개 생겨난 셈이다. 인베스팅닷컴 기준으로는 1,913개로 조만간 2,000개를 넘어설 기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블록체인 1세대’인 필자에게 “프로젝트를 봐 달라”는 연락이 끊이질 않는다. 많은 경우는 ‘와우, 정말 참신하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물론 ‘왜 이걸 굳이 블록체인 위에 올리려고 하지’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적지 않다.

“블록체인 기술이 시장의 관심을 받는 분야라서”, “ICO(암호화폐발행)를 통한 자금 조달이 VC(벤처캐피탈)를 통한 투자유치보다 쉽기 때문에”, “너도나도 하니까 더 늦기 전에 나도 해야 한다”는 등 “일단 무조건 블록체인을 하겠다”고 고집하는 곳도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블록체인 기술에 적합하지 않는 프로젝트는 블록체인이 오히려 거추장스럽고 사업에 발목을 잡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확히 알아야 한다. 탈중앙화된 블록체인은 중앙화된 시스템보다 분명 비효율적이고 고비용이 드는 측면이 있는 만큼 하나씩 잘 따져 보는 것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어떤 프로젝트가 블록체인과 찰떡궁합일까?

이 질문에 대한 정답을 찾기 위해선 블록체인이 뭔지, 본질은 뭐고, 핵심은 뭔지에 대한 답부터 찾아야 한다.

흔히 블록체인을 ‘제2의 인터넷 혁명’이라고 부른다. 30년 전 시작된 인터넷은 시공간을 뛰어넘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혁신을 가져다줬다. 제2의 인터넷 혁명으로 불리는 블록체인은 우리에게 시공간을 뛰어넘어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 혁신을 가능하게 해 줬다. 결국 어떤 특정의 가치를 공동체와 ‘공유’하겠다는 프로젝트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기에 최적인 셈이다.

문제는 ‘가치의 공유’가 말하기도 좋고 듣기도 편안하지만 현실에서 구현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아주 어려운 문제다. 한 TV 프로그램에서 매일 싸우는 형제에 관한 얘기가 나온 적이 있다. 둘은 한 개 밖에 없는 빵을 서로 먹겠다며 싸웠다. 엄마는 둘이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나눠 먹을 수 방법을 고민했다. 그리고 “형이 빵을 공평하게 둘로 나누고, 동생이 그 중에 하나를 먼저 고르는 것으로 하자”고 말했다. 형은 자기가 손해 보지 않도록 빵을 최대한 똑같이 나눠야 하고, 동생은 본인이 빵을 나누지 않는 대신에 크다고 생각하는 쪽을 고르면 된다. 게임이론을 실생활에 적용해 형제간 갈등을 풀어낸 경우다. 살다 보면 이렇게 기막힌 해결책이 보이는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다투지 않고 가치를 나누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 듯 하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블록체인은 이런 난제의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

우선 ‘기여’에 대한 측정이 가능하다. 1세대 인터넷에서는 구성원 각자가 ‘기여’한 부분에 대한 측정이 불가능했다. 반면 2세대 인터넷인 블록체인에서는 ‘공유원장’이라는 것을 통해 각자가 기여한 것을 정확히 계산해 낼 수 있다. 그리고 아주 작은 기여에 대해서도 대가를 줄 수 있는 ‘마이크로 페이먼트’가 가능하다. 법정화폐는 1원 이하로 쪼개서 계산하고 주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전자적으로 계산되는 코인은 무한에 가깝게 쪼개서 아주 작은 단위의 가치도 계산하고 전달해 줄 수 있다.

결국 지금의 인터넷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유튜브, 구글, 페이스북, 네이버 등이 하지 못했던 콘텐츠 개발과 확산에 대한 기여를 측정하고, 대가를 지불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제 공동체의 일원으로 구성원 개개인이 만들어 낸 가치에 대해 정확하게 측정된 대가를 아주 작은 것이라도 받을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그래서 성공한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되기 위해선 ‘어떤 가치를 어떻게 공유할 것인가’에 대한 깊은 고민과 그 고민의 결과를 구성원들에게 제시하고 많은 호응을 얻어야 한다.

블록체인 전도사들이 인터넷 기반의 공유 플랫폼 기업들을 비판하는 경우가 많다. 말로는 ‘공유 플랫폼’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이익도 공유하지 않고 오히려 그들만이 모든 것을 독식하는 체제를 구축했다는 것이다.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데이터를 중앙집중적으로 관리하고, 막대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해서 얻는 인사이트를 독점적으로 사용해 돈을 번다. 플랫폼을 세워놓고 중간에서 막대한 수수료 수입을 챙기고 있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블록체인 기술은 현재 인터넷 세상을 쥐고 흔드는 거대 공유 플랫폼 기업들에 대적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제 3자 개입을 최소화해 수수료를 낮추고, 데이터를 분산해 그 누구도 마음대로 데이터를 공짜로 쓸 수 없는 세상이 열릴 것이다. 물론 이런 진보와 혁신이 단지 ‘블록체인’이라는 하나의 기술만으로 가능한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이 기술에 열광하고 호응하는 것은 블록체인이 시대 정신과 궤를 같이하면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글에서는 블록체인이 기존의 인터넷 그리고 다른 기술과 다른 근본적 차이로 ‘가치 공유’를 얘기했다. 다음 편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어떻게 가치를 공유할 수 있는지에 대해 얘기하고자 한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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