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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T-타임워너 합병승인...'미디어 빅뱅' 신호탄 쐈다

美 연방법원 "독점 우려 없다" 판결

합병선언 20개월만에 M&A 성사

LTE 20배 빠른 5G에 동영상 결합

넷플릭스·아마존·유튜브 등 긴장

컴캐스트, 21세기폭스 인수추진 등

통신-콘텐츠 도미노 합병 잇따를듯


미국 2위 통신사 AT&T와 3위 미디어그룹 타임워너의 인수합병(M&A)안에 대해 미 법원이 독점 우려가 없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글로벌 미디어 업계의 ‘메가딜’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AT&T와 타임워너 간 M&A는 854억달러(약 97조원)의 초대형 규모로도 주목됐지만 시장은 ‘통신·미디어 업계 지각변동의 신호탄’이라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5세대 이동통신(5G)과 동영상 콘텐츠의 결합이 막대한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것은 불을 보듯 뻔해 컴캐스트·버라이즌 등 주요 통신사가 콘텐츠 기업 인수에 잇따라 뛰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이 독점 우려로 AT&T와 타임워너의 합병을 차단해야 한다는 미 법무부의 요구를 12일(현지시간) 기각했다고 보도했다. 법무부는 위성방송사업자인 디렉TV를 자회사로 둔 AT&T가 다른 TV 사업자가 타임워너의 콘텐츠를 쓸 수 없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근거가 빈약하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는 “다음 단계를 고려 중”이라며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재판부는 승인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AT&T는 최대한 빨리 M&A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통상적인 독점 판결의 경우 일부 자산처분 명령을 요구하는 경우가 일반적이지만 재판부는 아무 조건도 제시하지 않아 사실상 M&A 성사가 임박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AT&T가 이의신청 기간 전인 20일 안에 합병을 완료하면 합병안을 발표한 지난 2016년 10월 이후 20개월 만에 M&A가 성사된다.

AT&T와 타임워너 간 M&A는 ‘통신과 미디어의 결합’이라는 새 비즈니스 모델로 주목받았다. 아마존,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 거대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최근 동영상 콘텐츠 사업에 열을 올리지만 이들 산하에는 콘텐츠 데이터 이송에 필수적인 통신망이 없다. 특히 동영상 콘텐츠는 텍스트·음악보다 용량이 커 초고속 통신망이 필요하다.

통신기업인 AT&T가 롱텀에볼루션(LTE) 통신망보다 약 20배 빠른 5G망을 상용화해 타임워너가 소유한 콘텐츠를 보급하는 모델은 이 문제의 해결책으로 각광받아왔다. 더구나 콘텐츠 사용 플랫폼이 기존의 PC·TV에서 모바일로 옮겨가는 추세에도 AT&T는 직접 대응할 수 있다. 타임워너 산하에는 ‘해리 포터’ 등 유명한 영화의 저작권을 다수 소유한 워너브러더스뿐 아니라 24시간 보도채널 CNN, ‘왕자의 게임’ 등 드라마로 유명한 케이블 채널 HBO 등이 있어 콘텐츠의 양과 질 모두 보장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WSJ 등 외신들은 AT&T와 타임워너 간 M&A 이후 통신업체와 콘텐츠 회사의 도미노 합병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러브콜이 집중될 것으로 예상되는 콘텐츠 회사는 21세기폭스사다. 미국 인터넷통신 기업 컴캐스트는 AT&T와 타임워너가 M&A에 성공할 경우 21세기폭스사에 월트디즈니에서 제안한 524억달러보다 높은 가격에 인수를 타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조만간 정식 제안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2011년 NBC유니버설을 합병한 컴캐스트가 더 다양한 콘텐츠 확보에 나서는 셈이다. AT&T와 라이벌 관계인 미 1위 통신사 버라이즌도 CBS방송의 콘텐츠 분야 인수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M&A를 발표한 미국 3·4위 통신사 T모바일과 스프린트도 합병을 마무리하면 미디어 기업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업계의 경쟁 격화로 IT 콘텐츠 기업들은 어려운 환경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는 올해 자체 제작물에 지난해보다 20억달러 많은 80억달러를 투자해 ‘질 좋은 콘텐츠’로 경쟁하겠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이미 미국 회원만도 5,500만명에 달해 회원 수의 폭발적인 증가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망 중립성 원칙 폐기에 따른 추가 요금 부담도 IT 콘텐츠 기업들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변재현기자 humbleness@

변재현 기자
humblenes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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