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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소품블25]암호화폐는 흔들리지만, 블록체인은 굳건하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

타자수, 전화교환원, 버스안내양.

모두 과거에 있다가 사라진 직업이다. 단순한 서비스 업무라는 공통점이 있다. 타자수, 타이피스트는 컴퓨터와 워드프로세스 출현 이후 사라졌다. 전화교환원은 디지털 교환기의 등장으로 사라졌다. 버스안내양은 인건비를 줄이기 위한 시스템 자동화로 인해 사라졌다. 이들 직업의 또 다른 특징은 단순 반복 업무로 노동의 질이 높지 않았고, 여성이 많았다는 점이다.

그럼 여성이자 어머니의 역할을 살펴보자.



“여자는 약하지만, 어머니는 강하다.”

영국의 대문호 윌리엄 세익스피어가 남긴 명언이다. 유대인 사회는 어머니가 유대인인 사람을 유대인으로 인정하는 모계사회다. 이는 어머니를 통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훌륭한 인재에게는 어머니의 교육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최고권액인 오만 원에 있는 율곡의 어머니 신사임당 사례 그리고 자식교육을 위해 세번 이사를 했다는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 등만 봐도 교육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필자는 자식을 잘 키워낸 훌륭한 어머니의 모습 중에 가장 으뜸으로 한석봉의 어머니를 꼽고 싶다. 한석봉이 어머니가 그리워 찾아왔을 때, 반듯한 떡 썰기를 통해 공부가 부족한 아들에게 경각심을 심어줬다.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한석봉의 어머니는 최고의 기술자였고, 시범을 통해 살아있는 교육을 보여줬다. 어머니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사례이자, 실천을 보이는 능력이야말로, 말이 필요 없는 훌륭한 교육이다.

한석봉의 어머니가 공부를 하고, 글을 썼다면 아마도 아들 이상의 출중함을 보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피치 못할 사정으로 학문의 길에 들어서지 못했음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필자는 최근 종로여성인력개발원에서 주최한 ‘여대생을 위한 블록체인 강좌’에서 특강을 진행했다. 발 빠르게 미래의 교육 방향을 이끌어갈 여성인재 양성을 위해, 기회의 장을 마련하는 자치구의 노력이 돋보인 자리였다.

또 최근 한국블록체인학회는 제주도에서 발족한 제주블록체인협회와 교류하는 기회를 가졌다. 제주도민들이 블록체인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을 진행하는 협약을 맺었다. 제주도 이외의 다른 자치단체에서도 관심을 갖고, 블록체인에 대한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상대적으로 제주블록체인협회는 블록체인에 대해 올바르게 알리고자 하는 사업 목적을 크게 부각 시켰다.

최근 방문한 제주도는 돌, 바람, 여자가 많다 하여 ‘삼다도’라고 불린다. 그래서 인지 다른 협회와는 조금 차별화되게 사무국장이 여성이었다. 어머니가 자식을 보살피는 듯, 여성 사무국장의 순수한 열정이 마음에 남았다. 지역적 특성이 포함됐지만, 제주도민들이 암호화폐 열풍에 휩싸이는 것보다는 ‘블록체인의 본질을 알리겠다’는 분명한 입장을 갖고 있었다. 이런 접근이 올바른 방향으로 나갈 수 있다는 안도감이 들었다. 한국블록체인학회가 제주블록체인협회와 함께 제주도민에게 올바른 블록체인을 알리는 교육을 하기로 결정한 것도 이 같은 맥락이 있었다.

가끔은 ‘만약 한석봉의 어머니가 아들과의 대결에서 떡을 삐뚤빼뚤하게 썰었다면, 한석봉은 어떻게 생각하고 대처 했을까?’라는 생각도 해본다. 물론 훌륭한 인재였기에 어머니의 순수한 마음을 헤아리고 열심히 공부했을 거라 짐작해 보지만, 공부를 게을리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본다.

한석봉의 어머니는 자신의 분야인 떡 썰기를 통해 고수의 아우라를 보여줬다. 그로 인해 전문가로서 모습을 아들에게 각인시켜 준 셈이다.

공무원 세계에서는 ‘어공’과 ‘늘공’이라는 말을 쓴다. ‘어쩌다 공무원’인 어공과 ‘처음부터 늘 공무원’인 늘공을 지칭하는 말이다. 다른 한편에선 낙하산 인사에 대한 비판과 조롱이 섞인 말이기도 하다. 국민과 국가 입장에서는 어공이든 늘공이든 올바르게 방향을 잡아주면 그만이다. 물론 공무원들은 국가의 발전과 미래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동시에 제대로 된 시범은 아직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 또한 분명하다.

같은 분야는 아니지만, 열심히 그리고 잘하는 모습을 통해 모범을 보인다면 새롭게 시작하는 분야에서도 올바른 방향으로 목표를 향해 노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정책과 행정을 책임지는 분들이 올바른 예시를 보여준다면, 뒤따르는 사람은 벗어나는 행동을 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길은 원래 존재하지 않았다. 누군가 첫 발을 내디딘 발자국을 따라 다른 사람들이 가다 보면 길이 된다. 직접 길을 만들지 못한다면, 길이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는 역할로도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것도 아니면 길을 만들려고 첫발을 내디딘 사람을 도와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국가가 나서서 첫 발을 뗄 수 없다면, 특성화를 추구하는 자치단체에서 먼저 시범적 블록체인 사업을 통해 길을 만들어 가는 것도 좋은 시범 사례가 되지 않을까 제안해 본다.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교수

※ 편집자 주

블록체인 미디어 디센터가 서울시·서울경제신문·체인파트너스 등이 공동주최하는 ‘ABF(Asia Blockchain & Fintech) in Seoul’을 주관합니다. 텔레그램에서 @decenter_kr 로 검색해서 ‘디센터 텔레그램’ 방에 오시면 ‘ABF in Seoul’ 행사에 대한 다양한 기사와 각종 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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