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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아카데미(2부)]④-1 공유경제 넘어 참여경제로···토큰 이코노미의 등장



3차 산업혁명에서 ‘공유경제’는 전 세계 경제 산업에 큰 획을 그었다.

공유경제는 물품을 소유하지 않고 서로 빌려주고 빌려 쓰면서 시장가격이 아닌 사람들의 ‘협력적 소비’(collaborative consumption)를 통해 경제활동이 이뤄진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혁신으로 시작한 공유경제 모델의 대부분이 지금은 거대 플랫폼으로 몸집을 키우고 온갖 부작용을 양산했다.



가령 등장할 때부터 공유경제의 롤 모델로 주목 받은 우버(uber), 에어비엔비(airbnb) 조차 이제는 더 이상 공유경제 기업이 아니라는 비판이 나올 정도다. 에어비앤비와 우버는 개인이 소유한 집 또는 차량을 다른 사람과 나눠쓰면서 자원의 남용은 막고 사회적 효용은 높이겠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의 목적은 온데 간데없이 ‘회사수익 극대화’만 전념하는 상황이 됐다.

공유경제의 한계가 명확해지자, 사람들은 공유경제를 대체할 만한 새로운 시스템으로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Token Economy)’에 눈길을 돌렸다.

토큰 이코노미는 행동주의 심리학의 대가인 스키너(B.F. Skinner)가 ‘보상과 처벌에 관한 행동주의 이론’을 바탕으로 처음 제안했다. 기본은 ‘토큰’이라는 보상을 통해 사람들이 바람직한 행동을 더 많이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어떤 행동을 유도하기 위해 토큰을 보상으로 주고, 그 토큰을 유·무형의 가치 있는 것과 바꿀 수 있으면 사람들은 토큰을 더 많이 받기 위해 특정 행동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이다.

가령 학생들이 수학 문제를 풀 때마다 토큰을 보상으로 주고, 많은 문제를 풀수록 더 많은 토큰을 준다면 학생들은 토큰을 많이 받기 위해 더 많은 문제도 기꺼이 푼다는 것이다.

결국 개인이 특정 행동을 더 많이 하도록 하기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충분한 보상을 줘야 하고, 그 보상은 토큰과 합리적 원칙에 따라 교환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또 토큰 생태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하는 일의 복잡성에 따라 받을 수 있는 토큰의 개수를 달리해서 개인의 행동을 효과적으로 유도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제 토큰 이코노미를 블록체인에 접목해 보자.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는 앞서 스키너가 제시한 토큰 이코노미 본래의 개념과 크게 다르지 않다.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는 ‘개인들의 참여에 대한 보상을 적정하게 평가해 토큰으로 주되, 개인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거래 가격과 수수료 등을 관리하는 경제교환구조(structure)’다. 결국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과 토큰을 사용하는 실물경제 시스템과의 교환이 이뤄지는 생태계인 셈이다.

스키너가 제시한 토큰 이코노미와 다른 점도 있다. 스키너가 말한 보상은 대부분 눈으로 볼 수 있는 현물이다. 반면 블록체인에서 보상으로 주는 토큰은 눈에 안 보이지만 그 자체로 금전적 가치를 갖고 시장에서 가격이 형성되는 암호화폐다.

또 블록체인 토큰 이코노미의 가장 중요한 특징 중 하나는 공급자와 개발자를 비롯한 토큰 후원자 등 모든 참여자가 각자의 참여도 만큼 정확하게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개인이 기여하는 만큼 보상을 받는 ‘인센티브 시스템(Incentive System)’을 기본으로 한다. 동시에 개인의 의사결정이 타인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개인들이 전략적으로 의사결정을 한다는 점에서 ‘게임이론(Game Theory)’도 바탕에 깔려 있다.

결국 블록체인 기반의 토큰 이코노미는 ‘블록체인 네트워크 플랫폼 위의 경제 구조 전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토큰 이코노미의 존재 이유는 뭘까? 왜 토큰 이코노미에 주목하게 됐을까?

한 마디로 답한다면 ‘자본주의 시스템의 한계를 뛰어넘을 대안’으로 등장했다고 볼 수 있다.

지금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17세기 최초의 주식회사인 ‘동인도 회사’ 에서 시작됐다. 목적이 같은 사람들이 주식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 그 돈으로 사업하는 것이 ‘주식회사’다. 투자한 돈으로 큰 돈을 벌기 위해선 비용은 최소로 줄이고 매출은 최대로 늘려야 한다. 그렇게 얻은 수익은 소수의 대주주들 몫이 된다. 대다수의 참여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은 거의 없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공유경제’가 등장했지만, 자본주의 시스템의 틀을 깨지는 못했다.

그렇다면 공유경제가 넘어서지 못한 한계는 뭘까?

우선 에어비엔비가 성공하자, 집을 빌려주기 위해 집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이들은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도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박업’을 할 수 있다는 빈틈을 악용한 것이다. 숙박업을 하면서 세금을 안 낸 것이다. 잠깐 빈 집을 다른 사람에게 빌려주자고 시작한 것이 규제를 피해 돈을 버는 수단으로 전락했다. 빌려주기 위해 집을 사는 것은 공유경제와 무관하다.

우버는 지난 5월 미국에서 택시 기사들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그들은 초과근무에 대한 보상도 못 받고, 의료보험이나 복지 혜택도 제대로 못 받고 심지어 수입도 최저임금을 밑돌았다고 주장했다. 그럴 수 밖에 없던 이유는 그들이 우버의 정규직이 아닌 독립 계약자 신분이었기 때문이다.

우버는 공급자인 택시 기사와 소비자인 손님을 이어주는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대가로 엄청난 이윤을 챙긴 것이다. 반면 열심히 일한 택시 기사들은 합당한 보상을 못 받았다. 소수 주주만 이익을 공유하는 자본주의 시스템과 크게 다르지 않은 점이다.

공유경제가 겉으로는 ‘모두와 모든 것을 공유한다’고 내세우면서, 속으로는 중앙집중형 운영을 통해 소수가 이윤을 독점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생산은 다수가 나눠서 하고, 수익은 소수가 독점하는 모순된 시스템이 문제였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

이화여대 융합보안연구실(CS Lab)을 이끌고 있는 채상미(왼쪽) 이화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서울대에서 경영학 석사, 뉴욕주립대에서 경영정보시스템 전공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기업의 정보보안 정책과 보안 신기술 도입 전략, 블록체인의 활용과 적용을 연구 중이다. 박민정(오른쪽) 연구원은 성신여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이화여대에서 빅데이터 분석학 석사, 경영학과 박사를 수료했다. 현재 블록체인과 개인정보보호, 정보보안 분야를 연구하고 있다.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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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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