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도 암호화폐 관련 산업이 생겨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중앙화된 현지 정치구조나 전력상황 때문에 폭넓게 확산되기 어려우나 채굴 등 일부 산업을 앞으로도 꾸준히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27일 KDB 산업은행경제연구소는 ‘북한의 가상통화 이용 현황’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암호화폐 관련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등 암호화폐 사업 개발을 시도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 북한의 IT 업체 ‘조선엑스포’는 비트코인 거래를 중개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에 앞서 북한의 관광 웹사이트 ‘고려투어’는 지난 4월 공지를 통해 ‘고려코인’을 개발하고 ICO(암호화폐공개)를 실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산업은행은 북한 전문가들 사이에서 소규모지만 암호화폐 채굴도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4년 개발된 모네로가 인기를 끌고 있다. 모네로는 익명 거래을 특징으로 하는 암호화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익명성, 자금 추적의 곤란함, 용이한 환금성 등 암호화폐 특성에 주목하면서 채굴을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은행 측은 “북한은 지난해 5월~7월 대규모로 비트코인 채굴에 나섰다”면서도 “큰 성과는 올리지 못했다”고 전했다.

사업 개발을 하고 채굴이 인기를 끈다고 해서 모든 북한 국민이 암호화폐의 정의를 이해하는 것은 아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암호화폐에 대한 북한의 대중적 인식은 매우 부족한 상태다. 오로지 컴퓨터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북한 전문 인력들만이 암호화폐의 개념을 잘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주장이다.

산업은행 측은 비트코인 사용처를 수집하고 공개하는 코인맵(Coin-Map)을 인용해 “(북한에서) 비트코인을 수납하는 식당은 평양에 4곳, 원산에 1개소가 있다”고 소개하면서도 아직 국민들 사이에서 암호화폐의 개념이 자리를 잡지 못하다 보니 활용성은 의문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보고서는 “가상통화의 송금 및 결제 또한 가능한 것으로 보이나 그 활용도는 미미한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북한에서 가상통화 관련 비즈니스가 발생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북한의 전력 부족, 고성능 컴퓨터 미보급, 인터넷 인프라 미비 등으로 암호화폐 관련 활동은 어려울 것으로 봤다. 인터넷 접속을 일부 계층만 독점하는 상황에서 탈 중앙화적 가치가 빛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다만, 강화된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에 대응하기 위해 암호화폐 채굴은 지속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김연지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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