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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뉴월드]⑦티끌모아 태산을 만드는 블록체인···기술로 개인을 묶어 거인을 만든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앞선 글에서 ‘코인으로 연결된 경제 네트워크 내에서는 공공의 선(善)이 나를 위한 최선의 선’이 되기 때문에 전체 커뮤니티를 위한 합리적인 집단지성이 발현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설명했다. (⑥모두를 위한 선택이 나를 위한 선택…블록체인 집단지성 ▶바로가기)

이번 글에서는 블록체인 시대의 자산 커먼즈(commons·공유자산)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지금까지 블록체인 기술이 경제, 특히 금융의 관점에서 어떻게 해석될 수 있는지에 대한 언급을 많이 해서 커먼즈는 다소 생소하게 들릴 듯하다.

우선 커먼즈는 ‘공유자산’ 또는 ‘공유재’라고 번역한다. 커먼즈에는 모든 사회 구성원이 이용할 수 있는 공기, 물, 지구와 같은 물질적 자원과 지식, 정보, 경험 등 구성원이 만들어낸 것 모두를 포함된다.



커먼즈는 개인소유가 아닌 공동소유다. 그리고 공동체 혹은 사용자 집단이 개인과 집단이익을 위해 관리한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다 보면 가끔 보게 되는 ‘CC’(Creative Commons·저작권자 이용 허락 없이 자유롭게 저작물을 이용하자는 운동)가 대표적이다. CC는 미국에 본사를 둔 비영리단체로 ‘When we share, everyone wins.’(공유할 때, 모두가 승리한다)는 것으로 모토로 내세우고 있다. CC는 창작자들이 자신의 창작물을 공유할 때 저작권에 대한 법적 가이드라인을 명확하게 제시해 주면서 그 범위 내에서 누구나 쓸 수 있게 해 줌으로써 참여·공유·개방이라는 웹 2.0의 정신을 가장 잘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오픈소스 영역에서 라이선스를 언급할 때 등장하는 GNU(Gnu is Not Unix·유닉스와 비슷한 운영체계로 복사, 수정, 재배포를 할 수 있도록 소스코드를 함께 공개)도 커먼즈의 좋은 사례다.

블록체인 기술도 기본적으로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한다. 참여·공유·개방의 정신을 가장 잘 이어가는 기술 중 하나다. 그렇다면 커먼즈 정신을 가진 기술을 어떻게 금융과 연결 시킬 수 있을까? 더 나아가 현재 금융이 가진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이 질문에 대해 블록체인과 커뮤니티는 “더 많은 사람이 더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면 된다”는 방향을 제시한다.

우선 금융이 독점하고 있던 신용창출 능력을 커뮤니티에게 돌려주는 것이다. 커뮤니티에 참여한 다수가 투표 방식으로 신용을 줌으로써 새로운 신용을 만들어 낼 수 있다. 한 발 더 나아가 블록체인에 스마트계약을 얹은 새로운 구조로 자산의 커먼즈를 활성화시키는 것이 가능하다. 가령 커뮤니티가 가진 생산체계를 경제체제 참여자의 공동자원, 커먼즈로 보고 이를 이용한 생산 결과물에 대한 분배를 스마트계약으로 정확하게 보장하는 방식이다. 그러면 참여자들은 기여한 만큼 공정하게 배분을 받을 수 있다.

그렇지만 개인이 소유한 자산을 어떻게 모두가 함께 쓰는 커먼즈, 공유자산으로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공동자원 사용에 대한 이익을 커뮤니티에서 균등하게 배분하는 것이 현실으로 가능할까?

이에 대한 대답은 커먼즈 운동의 성공 사례로 꼽히는 GNU와 위키피디아를 살펴보면 될 듯 하다.

두 프로젝트 모두 초기에 명확한 기여자와 주체가 있었다. 그러나 혼자서는 할 수 없는 대규모 협업이 필요한 프로젝트였다. 그래서 기여자들이 ‘평판’이라는 1차 인센티브와 그 평판에 힘입은 ‘경제적 인센티브’를 얻을 수 있는 구조를 설계했다. 특히 그 결과물은 기존 자본주의 기업의 결과물보다 월등히 탁월했다. 두 프로젝트는 기존 자본주의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사람의 협업을 경쟁력 있게 동원한 덕분에 성공할 수 있었다.

GNU와 위키피디아 사례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커먼즈 운동이 성공하려면 기존 자본주의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협업보다 월등히 더 많은 사람이 참여하는 협업이 가능해야 한다’는 점이다.

역사적으로는 신용협동조합에서 발전한 상호금융을 커먼즈의 사례로 고려해 볼 만하다. 과거에 일반 시민의 대규모 협업을 바탕으로 하는 신용협동조합이 있었고, 많은 사람들이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대형투자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투자에 대한 이익을 조합원과 나눴던 경험도 갖고 있다. 다만 과거에는 신뢰를 다룰 수 있는 기술이 부족해 GNU나 위키피디아 같은 글로벌 대규모 협업을 조직화하기는 불가능했다. 그래서 소규모 단위 신협만 가능했다.

그러나 블록체인과 암호경제라면 다르다. 규모의 경제를 이루는 것이 기술적으로 수월하다.

서로 간의 신뢰를 ‘알고리즘’이라는 약속으로 만들고, ‘투표’ 등의 거버넌스 방식을 통해 글로벌한 대규모 합의에 기반한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또 약속을 이행해야만 결과물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 계약을 통해 자동화된 경제도 가능하다. 즉, 자본주의 금융기관의 신용창출보다 더 큰 신용을 창출 할 수 있고, 더 효율적 운영이 가능하다. 더 좋은 것은 창출된 대규모 신용이 소수의 이익이 아닌 공동체 전체의 이익을 위해 작동할 것이라는 점이다. 집단지성의 힘으로 우리는 더 밝은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다.

마치 ‘티끌 모아 태산’, ‘물방울이 바위를 뚫는다’는 옛 말처럼 블록체인은 개개인이 가진 작은 것들을 모아 큰 힘을 가진 거인을 만들 수 있는 신기술인 셈이다. 그래서 블록체인에 희망이 있다고 믿는다.

이번 글에서는 ‘커먼즈’라는 개념을 설명하고, 블록체인이 어떻게 금융의 커먼즈를 이끌어 낼 수 있는지 살펴봤다. 다음 글에서는 요즘 가장 관심이 많은 ‘AI(인공지능) 기술’이 어떻게 블록체인과 접목되는지 소개하겠다. /최예준 보스코인 대표

※ 편집자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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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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