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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건비 부담에···삼성전자, TV 국내생산 접었다

지난달 말 수원사업장 생산라인 가동 중단

연간 15만대 물량마저 베트남으로 넘겨

삼성전자가 최근 TV 완제품의 국내 생산을 완전히 접은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 TV 시장 1위 업체이자 국내 간판기업인 삼성전자가 자국에서의 TV 생산을 포기한 것이다. 수년간 누적돼온 인건비 상승 부담 등 비우호적인 경영환경으로 국내 생산라인 운영의 매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3~4년 전부터 베트남에 제조라인을 집중해와 국내 TV 생산 물량은 많지 않았다”면서도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가 찍힌 삼성 TV가 이제 나오지 않는다는 데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삼성, 수원 TV 완제품 라인 가동 중단=30일 전자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말을 끝으로 수원사업장 내 TV 생산라인 가동을 전면 중단했다.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연간 기준으로 15만대 규모의 TV를 수원에서 생산해왔다. 내수용 모델이 대부분이다.

이는 글로벌 전체 생산량 3,945만대(2017년 기준)에 비하면 미미한 규모다. 하지만 삼성전자의 연간 국내 TV 판매량인 약 100만대와 견주면 적지 않은 물량이다. 핵심 부품업체의 한 관계자는 “지난 6월 초까지만 해도 정상적으로 진행됐던 TV 부품의 납품이 최근 완전히 중단됐다”면서 “기존 공급 물량이 모두 소진됐지만 추가 납품 요청은 없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수원사업장이 글로벌 가전사업의 연구개발(R&D) 기지인 만큼 신제품 출시를 위한 R&D 목적의 시제품 생산라인만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생산 중단 왜?=삼성 측은 수원 TV 생산라인 가동 중단과 관련해 “베트남을 글로벌 가전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국내는 R&D와 마케팅 기지로 활용한다는 중장기 전략의 일환”이라는 입장이다.

실제 삼성전자는 2014년부터 TV뿐 아니라 주요 가전제품 생산라인을 베트남에 집중해왔다.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낮고 거대시장인 중국 등과 근접해 부품 조달이 용이하다는 지리적 이점 등을 고려한 전략적 조치였다.

그 결과 베트남 북부 하노이 인근 박닌성(省)에는 삼성전자가 운영하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이 들어섰다. 남부 호찌민 가전복합단지는 삼성전자 TV·생활가전의 생산거점이 됐다.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25%를 삼성 단일기업(디스플레이·SDI 등 계열사 포함)이 감당할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적 판단의 근본적인 배경에는 국내 인건비 상승, 과도한 환경·안전 규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낮아질 대로 낮아진 한국 제조업의 생산성이 밑바닥을 드러냈다는 평가다. 실제 삼성전자는 물량이 많지 않은 수원사업장 내 TV 라인 가동중단 시점을 수년 전부터 검토해왔지만 최근 이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경제의 희망인 제조업 부흥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뿐 아니라 LG전자나 현대·기아자동차 같은 국내 간판 제조업체들도 국내 공장 신설은 물론 증설조차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현대·기아차가 국내에 공장을 지은 것은 1996년이 마지막이다. 재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최근 기업인들을 만나면 모두 ‘어떻게 하면 한국을 빠져나갈까’하는 궁리뿐”이라며 “사업하기 점점 어려운 환경이 돼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한 전문가는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법인세 인하 등 각종 세제 혜택으로 기업을 자국으로 불러들이고 이를 통해 경제성장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우리 정부도 기업 투자를 유도해 경제를 일으키는 방식의 성장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한재영·신희철기자 jyhan@

한재영 기자
jyha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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