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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소토큰전쟁]<하>진화하는 마이닝 거래소···수익 분배를 넘어 분산 거버넌스로

마이닝 거래소 지속가능성 한계 극복 시도

권한을 이용자에게 나눠주는 '분산거버넌스' 모델 제시

중국 업계, 에프코인 탄생이후 2개월만에 대안 내놔

침묵하는 국내 거래소 업계 "암호화폐, 거래소에 대한 정의도 아직 없어"

에프코인의 출범과 함 께 두 달여만에 암호화폐 거래소 업계를 잠식한 ‘트레이딩 마이닝’모델의 범람에 오케이엑스와 바이낸스는 물론 중국과 한국의 투자 큰손들도 대거 손을 뻗고 있다.

▶관련기사 <[거래소토큰전쟁]<상>거래소의 혁신인가, 시한폭탄인가…에프코인의 아슬한 실험>

<[거래소토큰전쟁]<중>“대세는 마이닝 거래소”…오케이엑스도, 중국 큰 손도 뛰어들었다>



대형 업체와 투자사의 진출은 에프코인이 했던 트레이딩 마이닝 방식을 답습하는 형태가 아니다. 에프코인의 단점으로 거론되던 지속불가능성 논란을 제거하는 보완이 지금 이순간에도 이뤄지고 있다. 트레이딩 마이닝 거래소는 등장 당시 시장을 장악했던 속도만큼이나 빠르게 그 형태도 진화하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마이닝 거래소가 현재 일고 있는 논란과 비판을 넘어 중앙화된 거래소의 대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나온다. 이 경우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국내 투자자의 발길을 묶어둘 수 있을까.

◇분권형 거버넌스로 진화하는 마이닝 거래소=에프코인이 급속도로 성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업계의 비판을 피하지 못했던 이유는 지속가능성을 확신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거래를 많이 할 수록 거래소 토큰을 많이 받게 되는 구조에 따라 자전거래를 통해 거래량을 늘리는 마켓메이커들은 정해진 만큼의 거래소 토큰 총발행이 끝난 이후에는 거래소에 남을 유인이 없어져 거래를 중지할 확률이 높다. 이 경우 토큰 보유자에게 분배되는 거래 수수료 수익의 총량이 줄어들고, 이는 곧 토큰의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게 된다. 이 때 거래소 측이 토큰 가치 하락과 이용자 이탈을 막기 위해 배당 비율을 높일 경우 회사 수익을 깎아 먹는 고육지책이 된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는 “수수료 수익을 토큰 홀더에게 과하게 나눠주는 모델은 점점 거래소 수익이 악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토큰 발행이 모두 끝난 이후에도 이용자들이 거래소 토큰을 계속 보유하고 있을 만한 매력이 없는 이상 계속해서 운영하기 힘든 모델이라는 게 에프코인을 바라보는 업계의 평가다.

실제 기존 에프코인 모델은 5월 출범 후 두 달여 만에 시장을 장악했지만 곧 한계가 드러나는 모습이다. 한 때 트레이딩 마이닝과 수수료 분배로 거래량 1위를 차지한 기록이 있는 코인베네와 비트지 거래소는 12일 기준으로 각각 거래량 순위 11위, 15위까지 내려왔다.

다만 중국의 대형거래소와 투자자들은 마이닝 거래소에 대한 기대를 접기보다 단점을 메워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나가는 쪽을 택하고 있다. 개선의 핵심은 토큰 보유자의 권한을 강화시켜주는 이른바 ‘분산 거버넌스’ 모델이다.

/사진=비고고

출범을 앞두고 있는 중국계 암호화폐 거래소 비고고는 분산 거버넌스의 특징을 보이는 마이닝 거래소 가운데 하나다. 비고고는 에프코인과 마찬가지로 거래소 플랫폼 토큰을 발행해 트레이딩 마이닝으로 이 중 51%를 거래소 이용자들에게 분배한다. 또한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 또한 105%을 되돌려 주는 방식을 사용하겠다 공지했다. 여기까지는 에프코인 등 기존 마이닝 거래소의 모델과 다를 바 없다. 비고고의 차이점은 거래소에 슈퍼노드라는 제도를 둔 점이다. 슈퍼노드는 몇 곳의 비고고 기관투자자들이 맡게 되는데, 이들이 비고고의 플랫폼 토큰을 가지고 있으면 거래소의 수익 20%를 배당받는다. 특히 비고고가 암호화폐를 상장할 때 사 평가 권한을 가지게 된다. 어떤 코인을 상장시킬 것인지 거래소가 혼자 결정하지 못하고 슈퍼노트가 결정할 수 있도록 한 구조다. 이를 통해 비고고는 거대 기관투자자, 즉 마켓메이커들이 채굴이 끝난 이후에도 거래소를 이용할 유인을 제공했다.

시장은 이 방식을 어떻게 보고 있을까. 비고고의 수퍼노드로 참여하는 기관투자자의 면면이 답이 될 수 있다. 기존 에프코인의 투자자인 노드캐피털과 단화그룹, 8데시멀과 함께 국내 벤처캐피털인 블록워터캐피털 등이 비고고의 기관투자자이자 슈퍼노드로 참여한다.

마이닝 거래소 육성방침을 밝힌 오케이엑스와 바이낸스도 큰 틀에서 분산 거버넌스를 지향하고 나섰다. 오케이엑스와 바이낸스는 화이트 라벨링 방식을 이용해 파트너거래소 각각 100개와 1,000개를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최근 밝혔다. 이를 통해 오케이의 경우를 예로 들면, 오케이의 브랜드를 가지지만 자체적으로 거버넌스를 구성하는 100여개의 산하 거래소가 생기게 된다. 100개의 거래소들은 각각 생존을 위해 에프코인의 단점을 스스로 보완할 과제를 안게 된다. 창펑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는 “하이브리드 모델을 지향한다”며 “현재 중앙화된 방식에 치중해 있는데 향후 탈중앙 방식으로 축을 이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프코인 탄생→시장석권→논란→대안 모색’까지 단 2개월, 겨울잠 자는 국내 업계=

주목할 점은 에프코인이 탄생부터 대안 모델이 탄생하는 과정까지 걸린 기간이 단 두 달이라는 점이다. 트레이딩 마이닝 방식으로 세계 거래소 순위가 흔들리고, 이 모델에 대한 지속가능성과 윤리성 논란이 일고, 대형거래소와 투자자들이 이를 보완해내는 모델을 제시하는 데까지 중국 업계가 발빠르게 움직였다는 방증이다. 이익순 올비트 대표는 “중국 거래소 바이낸스는 지금까지 한 번도 다른 거래소를 적대시하거나 심지어 신경쓰는 모습을 대외적으로 보인적이 없는데, 에프코인에 대해서는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했다. 이는 돌려말하면 마이닝 거래소라는 시장의 흐름은 중국의 대형 거래소들조차 관망하지 못할 수준이라는 의미다.

다만 국내에서는 블록워터캐피털을 비롯한 몇몇 벤처캐피탈들만이 잰걸음에 나섰다. 블록워터캐피털은 비고고에 슈퍼노드로 참여했으며, 코인마켓캡 기준 거래량 10위권 내의 거래소 비박스가 투자한 마이닝 거래소 코인파크에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몇몇 신생 거래소들이 채굴형 토큰을 발행에 나서는 모습도 보인다.

중국계 대형 거래소들의 위기의식과 달리 국내 대형 거래소에서는 움직임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들은 아직 해킹 대응 등 기본 보안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기 벅찬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마이닝 거래소의 플랫폼 토큰이 ‘증권형 토큰’에 해당할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유량에 비례해 거래소의 수수료 수익의 일정 부분을 배분받게 되면 주식과 같은 성격을 띄게 된다. 국내법상 통신판매업자로 등록되어 있는 암호화폐 거래소들이 증권형 성격을 띈 토큰을 발행하게 되면 법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투자업계도 마찬가지다. 국내 기업이 증권형 토큰을 발행하는 거래소에 투자하게 될 경우 한국은행에 신고를 해야하지만 현실적으로 암호화폐에 대한 법적 규제가 모호한 상태에서 신고를 할 도리가 마땅치 않다. 이후 외환관리법에 위반될 소지도 존재한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는 “채굴형 거래소들이 어떻게 지속가능한 모델이 될지, 유동성 공급자들에게만 부가 집중되지 않고 실제 거래를 하는 이용자들에게 어떻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하느냐의 문제는 풀어야할 숙제”라며 “그렇지만 채굴형 거래소들은 중앙화된 거래소의 단점을 해소할 수 있는 충분히 의미있는 실험”이라고 말했다.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원재연 기자
wonjaeyeon@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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