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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테린의 ICO대안 '다이코'···더디지만 의미있던 6개월

비탈릭 부테린의 다이코, 채택률 현재까지 국내외로 2건

다이코 적용한 러시아의 어비스, 문제점 많아

한국의 프레스토 "어비스를 전례로 더욱 발전할 것"

업계 관계자들 "다이코 향후 ICO와 함께 자리할 것"

다이코 모델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는 토큰 세일 플랫폼 ‘프레스토’./ 사진= 프레스토 제공

올해 상반기 전 세계에서 ICO를 통해 모금된 금액은 137억달러다. 지난해(70억달러)의 두 배에 가까운 수치다. 보스턴 칼리지 캐롤 경영대학교 연구팀의 보고서에 따르면 ICO 이후 상장 단계까지만 가도 기업이 얻는 수익률은 평균 179%다. 여러 스타트업 기업이 ICO를 투자금 모금 방법으로 선호하는 이유다.

그늘도 짙다. ICO는 여전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의 패턴을 가지고 있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개발사의 자금 횡령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투자자들은 백서와 웹사이트만을 보고 앞으로 제품이 완성되리라 기대하며 투자하지만 정작 개발팀을 ICO로 모은 자금을 들고 도피하는 일은 횡행하고 있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이달 초 이와 관련 “현재 시장 내 죽은 코인은 무려 800개”라며 “이들 중 대다수는 횡령 등 스캠과 연루되어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ICO로 많은 자금을 조달했지만, 로드맵에 따라 개발을 진행하지 않는 경우다. 이 경우, 투자자들이 투자한 자금을 환불받을 수 있는 시스템은 없다. 범죄 요건이 되는지도 모호해 반환을 요구하기도 애매하다.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도 이같은 ICO의 폐해를 통감했는지 지난 1월 나름의 대안을 제시했다. 바로 다이코(DAICO)다. 다이코는 탈중앙화 자율조직을 의미하는 DAO(Decentralized Autonomous Organization)와 ICO의 합성어로, 부테린이 설계한 자금 조달모델이다. 이더리움의 스마트 콘트랙트를 활용해 기존의 ICO에서 발생하는 자금 횡령, 사기 등의 위험성을 줄이기 위한 방식이다.

지금까지 실제 적용은 2건. 아직 도입 건수는 미미하지만, 업계에서는 다이코가 블록체인 스타트업의 자금조달 수단이 될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과연 다이코는 ICO의 대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을까.

◇ ICO 문제점 타파하기 위해 등장한 다이코 =기존 ICO 방식의 문제는 대규모의 모금액을 개발사가 ICO 직후 단 번에 모두 회수해가는 구조에서 나왔다. 개발사가 실제 개발 로드맵을 지킬 의지나 능력이 있는지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없었다. 환불을 받을 수도 없는 구조다.

이에 다이코의 핵심 기능은 수도꼭지를 뜻하는 ‘탭(Tap)’ 매커니즘과 ‘리펀드(Refund)’ 매커니즘으로 나뉜다. 탭은 마치 수도꼭지에서 물이 조금씩 나오듯, 모인 자금을 한꺼번에 개발진에게 주는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에 나눠 합리적으로 주는 방식을 일컫는다. 이러한 방안을 통해 개발진이 모인 자금을 몽땅 들고 달아나는 사태는 방지할 수 있다는 논리다.

리펀드 기능은 ICO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혔던 ‘투자금 환불’ 문제를 풀어냈다. 만일 프로젝트 진행에 심각한 문제가 있을 경우, 투자자들은 남은 자금을 환불받을 수 있다. 모두 이더리움이 제공하는 스마트 캔트랙트로 인출 대상과 시기, 물량을 사전에 코드로 지정하거나 묶어 둘 수 있는 기능을 활용하는 원리다.

어비스의 다이코 관련 스마트 컨트랙트 내용./ 사진=프레스토 제공

◇ 다이코 적용사례, 단 두 건…아직 빈틈은 많다 = 다이코를 적용한 사례는 현재까지 두 건이다. 저조한 실적에도 일부 업계 관계자들은 다이코가 ICO의 문제 되는 부분의 좋은 대안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아직까지는 다이코도 문제점이 있기 때문에 이가 ICO를 대체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다이코를 적용한 예로는 대표적으로 러시아의 게임 유통 플랫폼인 ‘어비스(Abyss)’가 있다. 어비스는 지난 3월 다이코를 통해 두 달 간 200억달러를 유치했다.

어비스가 투자자와 상호작용하는 자금 조달 시스템을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오지만, 한계점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다이코의 취지와는 달리 어비스는 지난 6월 22일 모금액의 절반 가량은 인출해 갔기 때문이다.

어비스의 스마트 컨트랙트를 요목조목 뜯어보면 어비스는 당초 이더리움 소프트 캡 (사업을 진행하기 위한 최소 금액)의 절반인 30억 달러만을 가져가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질적으로 가져간 금액은 총 모금액의 절반이다. 이들은 이더리움 외 바이낸스 토큰으로도 자금 모집을 받았다. 어비스 개발진들이 작성한 스마트 컨트랙트를 살펴보면 바이낸스 토큰은 언제든 개발진들이 인출해 갈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ICO 끝난 지 단 한 달만에 절반을 꿀꺽한 셈이다.

같은 기간, 국내 토큰 세일 플랫폼인 프래스토도 다이코 적용 계획을 밝혔다. 앞서 다이코를 적용한 어비스의 이러한 문제점을 전례로 삼아 한 발 더 도약한 플랫폼을 선보이겠다는 것이 프레스토 측의 주장이다. 강경원 프레스토 대표는 “사실 다이코를 적용하는 것은 자금을 필요로 하는 기업 입장에서 좋을 것이 없다”면서도 “투자자 입장에서는 ICO 대비 다이코가 더욱 효율적이기 때문에, 이같은 모델을 제시해 투자자에게 안정감을 주며 투자자 모으기에 나서는 것이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암호화폐 투자생태계 풍성하게 할 기반…점점 자리잡을 것” 전망= 그는 ICO와 같이 다이코도 자리 잡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며 “투자자 친화적인 다이코는 ICO의 자연스러운 발전 방향으로 거듭나면서 대거 채택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ICO의 경우, 지난 2013년 7월 마스터코인에 적용된 이후 약 반년 간 적용 사례가 없었다. 그러다가 2014년 초 이더리움이 ICO를 통해 단 12시간만에 230만달러를 유치한 뒤로 간간히 ICO를 채택하다가 지난해 ICO를 대거 채택하기 시작했다. 이처럼 다이코도 어느정도의 기간을 두고 ICO와 함께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표철민 체인파트너스 대표도 강경원 프레스토 대표와 뜻을 함께했다. 표 대표는 “시장이 안좋기 때문에 다이코를 택하는 팀이 점차 늘어날 것”이라며 ICO와 다이코가 함께 자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자금 조달을 한번에 하느냐, 나눠서 하느냐인데 모금이 잘 안되는 프로젝트는 나눠서 할 것”이라며 “흥행하는 프로젝트는 한번에 자금을 모으는 반면 흥행이 어려운 프로젝트와 양심적인 프로젝트는 다이코로 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이코는 적극적 선택의 결과가 아닌 흥행 실패가 두려운 프로젝트들의 수동적 대안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코인 업계 관계자는 “코인 생태계가 점차 증권시장처럼 체계를 갖추고 있다는 흐름을 한 눈에 보여주는 사례가 바로 다이코”라며 “다이코는 실제 증권 투자와 같은 형태를 띄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기, 자금 횡령 등 수 많은 문제가 터질 수 있는 ICO와는 달리 다이코는 투자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앞으로 생태계를 더욱 탄탄하게 만들어 줄 기반이라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김연지 기자
yjk@decente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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