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해킹 공격을 받은 후 사이트를 폐쇄한 암호화폐 거래소 코인레일의 복구가 늦어지면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코인레일은 일단 도난당한 덴트코인을 전액 복구해주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거래소가 아닌 덴트 프로젝트팀이 보유한 물량을 풀고, 가격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거래재개까지 늦어지면서 ‘미루기식 늦장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또 도난당한 코인의 20%는 여전히 해결책을 못 찾고 있어 복구시기를 예측하기 힘든 상황이다.

12일 코인레일은 홈페이지를 통해 “덴트 프로젝트팀과 합의해 보상 수량을 확보했다”며 “유출된 암호화폐 중 펀디엑스(NPXS), 애스톤(ATX), 엔퍼(NPER) 등은 동결됐다”고 공지했다. 공식 트위터에는 “덴트를 보유한 전 회원의 피해를 복구하는 것으로 합의했다”며 “코인레일 홈페이지가 추후 정상적으로 운영을 시작하면 본인 계정에서 보유 덴트를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덴트 프로젝트팀도 트위터에 “코인레일에서 도난당한 덴트의 100%를 돌려놓을 수 있게 돼 기쁘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대해 투자자들은 ‘불행 중 다행’이라는 입장이면서도, “실질적인 보상방안이 아니다”라고 주장한다. 거래소가 도난 물량을 소각하거나 회수하지 않은 채 덴트 프로젝트 개발팀이 보유한 물량을 시장에 풀기로 했기 때문이다. 해킹 당한 물량에다가 추가적 물량이 나오면서 가격이 더 하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커뮤니티에서는 도난 물량이 8억 3,159만여 개로 유통 물량의 10% 가량 되는 것으로 추정한다. 덴트코인 총 발행량은 1,000억 개고, 현재 106억 개 정도가 유통되고 있다.



특히 해킹으로 매매가 중단된 후 가격이 하락해 보유 수량은 같더라도 가치는 크게 하락한 상황이다. 덴트 가격은 해킹 후 줄곧 하락하다가 소폭 반등했지만, 여전히 해킹 이전 가격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코인레일은 거래중단 사흘째인 이날도 홈페이지 복구 시점이나 거래재개 시기를 공지하지 않았다. 외부와의 연락도 차단된 상태라 확인도 불가능하다.

코인레일은 9종으로 알려진 유출 코인 중 5종은 여전히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있다. 코인레일은 “유출이 확인된 코인의 80%는 각 코인사 및 관련 거래소와 협의를 통해 동결·회수·보상 또는 그에 준하는 조치가 완료됐다”며 “나머지는 수사기관, 관련 거래소, 코인개발사와 함께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커뮤니티에서는 다른 코인도 덴트처럼 개발팀 보유물량을 받아다 푸는 것이 아니냐고 불안해 한다. 한 암호화폐 커뮤니티 이용자는 “거래소 잘못에 개발팀만 죽어난다”며 “이번 보상에 어디에도 코인레일은 안 보인다”고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는 “덴트코인의 보상방안을 보면 펀디엑스도 동결이 아닌 물량을 푸는 방식으로 보상하는 것 아니냐”며 “해킹으로 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추가 물량까지 풀려 이중으로 손해 보게 생겼다”고 억울해 했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해킹에 대한 보상은 거래소와 해당 프로젝트가 결정할 문제로 코인레일이 덴트 프로젝트팀과 협의를 통해 대책을 내놓았다”며 “덴트는 원화 마켓 중 처음으로 코인레일에 상장해 초기 투자자들이 많은 만큼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팀이 보유한 물량으로 보상을 함으로써 시장의 유동성은 늘어나게 됐지만, 투자자 보호를 위한 보상이라는 점에서는 적절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신은동 인턴기자 edshin@decenter.kr

신은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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