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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센터 소품블④] 소프트웨어공학이 본 블록체인

조민양 동서울대학교 컴퓨터소프트웨어과 교수·한국블록체인학회 부회장

‘부드러움(Soft)과 딱딱함(Hard).’

여기에 제품, 상품을 의미하는 ‘웨어(Ware)’를 붙여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구별해 보자. 독자 여러분이 직관적으로 알 수 있듯이, 유형(有形)을 갖고 있는 물체와 그 안에 탑재되어 작동을 도와주는 무형(無形)의 것으로 구별해 볼 수 있다. 초기 산업사회에서는 하드웨어의 비중이 높았지만, 현재의 산업사회에서는 소프트웨어의 비중이 훨씬 더 커져 버렸다. 과거에는 컴퓨터(하드웨어)를 팔면서, 소프트웨어를 끼워주는 형태였지만, 이제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기 위해서 하드웨어(컴퓨터)를 교체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소프트웨어가 우리 주변에 없다면 이제는 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단언할 수 있다. 당장 이글을 읽고 있는 독자가 인터넷 브라우저라는 소프트웨어가 없다면 필자의 이야기를 접할 수가 없을 것이다. 비단 인터넷 브라우저만이겠는가?



소프트웨어 개발을 소프트웨어 공학으로 풀어보면 개발 프로세스는 계획, 분석, 설계, 구현, 테스트, 인도·유지 보수의 단계로 구성돼 있으며, 대규모 프로젝트는 관리 방법론과 개발 방법론을 통해 효율적으로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소프트웨어를 건축과 비교해서 많이 얘기 한다. 목적과 기능을 추구하면서, 절차 지향적이고,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 지속적으로 관리를 해주는 것 등 비슷한 부분이 많다.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결과를 잠시 살펴보자. 개인 주택이야 일차적으로 건물주의 의지에 전적으로 결정되겠지만, 123층짜리 롯데월드타워와 같은 대형 건물은 여러 가지 요인들이 결정에 영향을 미친다. 만약 건물 내외로 이슈가 있어서 옆으로 1m를 옮겨야 한다거나, 방향을 조금 바꿔야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산출물(건물) 변경에 따른 혼란과 어려움, 또 실제 변경하는 것 자체가 얼마나 불가능한 일인지는 굳이 표현을 하지 않아도 될 듯 싶다. 사실 이러한 어려움은 소프트웨어에도 동일하게 발생하고 있는 일이다.

우리가 프로젝트라는 절차를 통해 구현하려고 하는 소프트웨어는 실제 주변에 존재하고 필요로 하는 일을 절차에 맞춰 사용할 수 있게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럼 여기서, “필요로 하는”과 “사용할 수 있게”라는 키워드를 다시 새겨보자. 매우 필요하고, 경우에 따라서 있으면 좋을 것 같은 것이라도 사용할 수 없다면 소용이 없을 것이고, 사용할 수 있어도 필요로 하지 않는다면 쓰이질 않을 테니, 무용지물 내지는 과장된 광고물에 불과하게 되지는 않을까? 고려해 봐야 할 것이다.

보통 일을 처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일”과 “급한 일”의 두 가지 기준을 놓고 판단해서, 제일은 중요하면서 급한 일이고, 다음은 급한 일, 중요한 일의 순서로 처리하면 된다고 한다. 코인마켓캡에 1,600개가 넘는 블록체인 관련 비즈니스와 앞으로 나올 블록체인 프로젝트에도 앞의 두 가지 키워드와 접목해서 “필요로 하는”은 “중요한 일”과 “사용할 수 있게”는 “급한 일”에 대입해 본다면 현실성과 미래성이 같이 보여질 것 같다. 물론 이 두 가지 외에도 많은 판단 기준이 존재하겠지만, 직관적으로 적용해서 1차로 옥석을 가려보고, 또 다른 잣대로 세부적인 옥석을 가려보도록 하자.

블록체인 프로젝트가 제시하고 있는 사업의 모델(BM·Business Model)을 점검해보자.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투자의 척도로 삼고 있는 것을 참고해보면, 사업성이라고 하는 것이 제일 먼저 고려 대상이 될 것이다. 그 회사가 갖고 있는 경쟁력이 크다면 주식의 가치가 커질 것이다. 그 경쟁력에는 시장에서의 물적, 인적, 기술적 요소가 존재한다. 코인(토큰)을 구매하는 것은 자선행위가 아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경제 활동이고, 산업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이 활동하는 근간이다. 사업영역에 대해 잘 모른다면, 그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지인과 전문가에게 해당하는 시장이 존재하는 지, 성장이 가능한 영역인지를 반드시 확인해 보자, 기술에 대한 부분은 사실 실현시 미래의 가능성이 매우 큰 영역이기에(아직 입증하지 못한 영역이라서) 전문가들의 연구 비교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참고해 보는 것이 좋다. 블록체인 기반 시스템을 들여다 보면, 저마다 합의 알고리즘에 대해서 강조를 하고 있다. 여기서 판단 기준은 “제일 좋다”, “해결했다” 라는 주장을 하는 백서는 일단 의심부터 해야 한다. 아직 어떤 알고리즘도 학문적으로 입증하지 못하고 있고, 메인넷에서 결과와 성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은 확인해야 할 부분이 불특정 거래대상(월렛 또는 경우에 따라서 노드)과 ‘나’와의 관계에 있어서 신뢰검증을 해야하는 범위가 과거의 내용이 포함되는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하는 것이 중요하다. 즉, 거래 상대방이 믿을 수 있어서 중개인이 없어지면 비용이 절감되거나 편리해지는 영역이다. 하지만, 중개인을 소멸시킬 수 있는 계획과 역량이 구체적으로 제시되고 있는지도 반드시 검증해야 하는 요소이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은 관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제일의 요소이다. 파이가 커져야만 경제성이 담보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냉정히 말해서 프라이빗은 굳이 블록체인이 아니어도 되는 부분이 상당수이다. 단지 보안에 관련된 이슈만 보완하면 되는 비즈니스이기에, 추가적인 성장 가능성이 없는 것들이 많다. 그렇다면 현재 투자된 리소스를 포기하면서까지 블록체인으로 갈아타야 할 동기가 부족하고, 시장성이 부족하다는 것이기에 블록체인 비즈니스의 사업성 판단시 명심하자.

인류의 발자취는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투쟁의 역사라고 표현하고 있다. 우리들의 습성상 억압받고 구속되기 보다는 자유로움을 갈구하고, 불편하고 어려운 것 보다는 편하고 쉬운 것을 추구하고 있다. 블록체인 비즈니스(또는 토큰 이코노미)가 가져올 미래의 변화는 디지털 자유에 기반해야 하며, 거기에 금전적인 보상과 혜택까지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우승호 기자
derrida@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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