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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컨센서스]암호화폐와 월드 컴퓨터···탈중앙화 기업 시대의 서막



1세대 인터넷이 신뢰할 수 없는 네트워크를 통해서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데이터를 보낼 수 있는 기술이라면, 2세대 인터넷은 돈을 보낼 수 있는 기술이고, 3세대 인터넷은 프로그램을 보낼 수 있는 기술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데이터와 돈, 프로그램을 개인과 개인 간에 직접 보낼 수 있는 기술들이 개발되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고 각 기술 발전의 단계에 따라 새로운 산업분야가 성장하고 야후나 아마존, 우버와 같은 거대 기업들이 탄생했습니다. 3세대 인터넷 시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업 운영 구조의 패러다임 마저 바꾸려 하고 있습니다.

1세대 인터넷은 TCP와 IP 두개의 프로토콜로 정의할 수 있습니다. IP는 인터넷이라는 이름에서 유래된 프로토콜로 미국 국방부가 운용하던 ARPANET과 미국 과학재단의 NSFNET을 연결하기 위한 호환 프로토콜 기술입니다. IP 프로토콜이 탄생하면서 다양한 네트워크가 참여하는 인터넷이 서로 패킷 형태의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게 됐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네트워크상에서 데이터 전달을 보장해 주는 프로토콜이 TCP 프로토콜입니다. TCP/IP 두개의 프로토콜을 통해 인터넷 상에서 데이터가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게 됐습니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이메일 등과 같이 개인과 개인간에 데이터를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들이 발달하게 됩니다.

인터넷상에서 개인과 개인간 직거래 방식의 전자상거래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데이터뿐만 아니라 돈도 같이 보낼 수 있어야 합니다. 화폐의 전자화 또는 디지털화를 연구하는 기술이 전자화폐 또는 디지털화폐 기술입니다. 저의 지도교수셨던 미국 남가주대학의 클리포드 뉴먼 교수가 설계한 인터넷화폐라는 의미의 넷캐시(netcash) 등이 초기 전자화폐 프로토콜입니다. 전자화폐 프로토콜의 문제점은 원본과 복사본이 동일한 디지털화된 화폐가 갖는 이중 지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반드시 중앙에 신뢰할 수 있는 제3의 기관을 필요로 했다는 점입니다. 즉 전자형태로 화폐를 전달할 수는 있지만 이중 지불을 방지하기 위해서 인터넷 밖에 존재하는 제3의 시스템에 의존하는 불완전한 기술이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한 최초의 전자화폐 프로토콜이 사토시 나카모토가 설계한 비트코인 프로토콜입니다. 제3의 중개기관을 필요로 하지 않고 개인과 개인 간 직접 송금이 가능한 전자화폐 프로토콜을 ‘암호화폐’ 프로토콜이라고 합니다.

암호화폐 프로토콜은 2가지 종류의 합의 프로토콜로 구성돼 있습니다. 하나는 지불 승인을 위한 합의 프로토콜이고 또 다른 하나는 화폐 발행에 대한 합의 프로토콜입니다. 암호화폐 프로토콜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돈을 보낼 수 있는 문제를 해결하면서 인터넷 상에서 완전한 전자상거래가 성립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됐습니다. 이는 글로벌 전자상거래 기업이 출연할 수 있는 기술적 기반이 됐습니다.

3세대 인터넷 기술은 인터넷 자체를 하나의 거대한 컴퓨터로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지향합니다. 비탈릭 부테린이 이더리움 프로젝트 백서에서 ‘월드 컴퓨터’로 표현한 구상이 대표적입니다. 이는 인터넷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프로그램’을 전달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을 뜻합니다. 월드 컴퓨터 프로토콜은 암호화폐를 사용하는 프로그램인 스마트 컨트렉트와 이를 실행시키는 소규모 운영체제인 가상 머신으로 구성됩니다. 암호화폐 프로토콜이 비잔틴 장군의 문제라는 수학적 모델을 바탕으로 안전성을 증명한 프로토콜이라면, 카르다노 등 3세대 암호화폐 프로토콜에 쓰이는 스마트 컨트렉트는 데이터와 함수의 경계를 무너뜨린 람다대수에 기반한 함수형 프로그래밍 언어를 통해 수학적으로 안정성이 보장되는 보안 기술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같은 인터넷 발전은 산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까요. 경제학자 로날드 코아즈는 “과다한 처리 비용 때문에 중앙집중식 기업 구조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암호화폐 프로토콜과 월드컴퓨터는 코아즈가 지적한 이같은 기업의 처리 비용의 한계, 이에 따른 중앙집중식 운용의 한계를 뛰어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암호화폐와 스마트 컨트렉트 기술을 통해 모든 계약이 자동화되고, 투자와 이익배당은 암호화폐로 토큰화해 이뤄지게 됩니다. 의사결정 역시 전원 투표에 의한 합의로 이루어질 수 있는 구조가 가능해졌습니다. 탈중앙화된 협동조합식 구조로도 기업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이제 우리는 3세대 인터넷 시대를 맞아 구글과 페이스북, 아마존, 우버 등을 대체하는 탈중앙화된 인터넷 조직과 기업들이 대세가 되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윤석구 소브린 월릿 네트워크 대표

◇윤석구 대표는

KAIST 전자공학 학사, USC 전산과학 석사, 분산 OS 전공. 보안 기술과 프로그래밍 기술 전문가다. 초기 암호화폐 기술 개발에 참여했고 삼성그룹 미래기술실 근무당시 암호화폐 기술을 소개했다. 현재 3세대 보안 채팅 기술과 앱의 자가 보호 기술을 응용한 암호화폐 전자지갑과 탈중앙화 거래 시스템인 소브린월릿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김흥록 기자
rok@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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